(르포)"치매 고민, 숨기지 말고 이웃과 나눠요"
치매안심센터 가보니…경증 환자부터 가족까지 교류
입력 : 2019-09-22 12:00:00 수정 : 2019-09-22 12:00:00
[뉴스토마토 차오름 기자] "여럿이 대화하고 친교를 쌓는 게 가장 재밌어요. 혼자 있으면 치매가 진행되는데 대화를 하다보면 머리 회전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지난 19일 경기 양평군의 치매안심센터에서 만난 임뢰휘(79, 남) 씨는 센터의 가장 큰 장점을 이렇게 꼽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지난 19일 경기 양평군 치매안심센터에서 노인들이 미술 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센터에서는 80세 전후의 노인들이 도화지에 그려진 꽃 그림에 색종이를 잘게 찢어 붙이고 있었다. 손을 쓰는 활동이 치매 증상 완화와 예방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센터 관계자는 "환자가 집에 있으면 자극 자체가 적고 낮에 할 일이 없어 무료하게 있다가 잠드는 등 생활 패턴도 바뀌어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며 "나와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많이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센터의 노인들은 치매 환자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대화와 일상에 무리가 없었다. 김신원(81, 여) 씨는 "센터에 오기 전에는 방향감각도 좀 없었고 인지력도 부족했다"며 "이곳을 다닌 후로 길을 잃는 일이 전혀 없고 먼 옛날 오래된 사람이 아니고서는 동료들을 잘 안다"고 전했다. 그는 "동네에서도 제게 치매가 아닌 것 같다고들 한다"며 미소 지었다.
 
센터는 장기요양등급을 받지 않은 경증 치매나 예방 목적으로 다니는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치매 진단을 받거나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으면 요양병원 등 다른 시설에 머물러야 한다. 작년부터 정부 정책에 따라 현재까지 256곳의 치매안심센터가 세워졌다.
 
양평군 치매안심센터는 그 중 하나로 총 1400명의 환자를 등록해 관리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다니며 인지 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노인은 30명 정도다. 등록된 치매 환자들에 대해서는 월 3만원의 약제비와 물품을 지원한다. 거리가 먼 곳의 환자들에게는 가정방문을 지원하거나 경로당에 찾아가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센터 관계자는 "한 달에 평균적으로 물품 지원 200건, 치매 선별 검사 100건 정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의 가족들도 센터에서 고민을 나누고 정보를 얻어간다. 집에서 치매 환자인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는 나병호(70, 남) 씨는 "치매 환자를 겪어보지 않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몰랐는데 이곳에 털어놓자 밀어내지 말고 안아주라는 조언을 얻었다"며 "환자 가족들이 스스로 처한 상황을 숨기기보다 외부에 알려 도움 받기 바란다"고 말했다.
 
양평=차오름 기자 ris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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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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