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영일만항 담합 건설사들, 국가에 배상하라"
건설사 상대 손배소 파기환송…SK건설·대림산업 등 5곳
입력 : 2019-09-10 15:36:11 수정 : 2019-09-10 15:36:11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포항영일만 축조공사비를 담합한 건설사들이 국가에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 2심은 건설사들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판단이 뒤집혔다.
 
대법원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대한민국이 SK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 현대건설, HDC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건설사들이 대한민국에 공정한 경쟁에 기하지 않은 입찰가격에 의해 이 사건 공사계약을 체결하게 하는 손해를 입게 했으므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며 “원심은 이 사건 1차 계약 체결일 이후 5년이 경과돼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가 모두 완성됐다고 판단했지만, 1차 계약과 총괄계약이 동시에 체결된 사정만으로 총공사대금이 확정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어 “원심은 각 차수별 계약을 통해 원고가 SK건설에게 지급할 각 공사대금이 구체적으로 확정됐는지를 추가로 심리한 후 차수별 계약 시점을 기산점으로 삼아 원고의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 완성 여부를 각각 판단했어야 한다”며 “원심의 판단 중 이 사건 1차 계약 체결일부터 전체 손해에 대한 소멸시효가 진행된다는 부분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9월 건설사들은 2160억원 규모의 포항 영일만항 외곽시설 공사에서 입찰하며 투찰률이 9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정하기로 하고 1920억원으로 담합했다. 다음해 최종 낙찰된 SK건설은 2010년 3월 정부와 1차 계약 체결후 같은달 2차 계약을, 2011년 1월 3차 계약, 2012년 1월 4차 계약을 체결했다. 모두 1792억원을 공사비로 지급 받고 2014년 7월 공사를 완료했다.
 
2014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건설사들의 담합행위를 적발하고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처분을 내렸다. 이에 정부는 2015년 11월 “담합행위로 인해 공정한 가격경쟁을 했을 때 형성됐을 가격보나 높게 형성된 낙찰 가격으로 공사계약 체결해 손해를 봤다”며 건설사 공동으로 100억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1, 2심은 건설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원고가 이 사건 입찰을 무효로 봐 재입찰을 공고하거나 낙찰된 피고 에스케이건설에게 이 사건 공사계약의 해제를 통보하지도 않았으므로, 이 사건 공동행위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입찰이 무효가 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SK건설이 정부와 1차 계약을 체결할 때를 기준으로 손해가 발생하는데, 1차 계약이 2010년 3월에 체결됐고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15년 11월에 소송이 제기된 만큼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봤다. 구 국가계약법에 따라 원고 측 손해배상채권에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는데, 1차계약을 체결한 2010년 3월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돼 이미 완성됐다는 설명이다.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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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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