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서 3억 뇌물' 복지부 간부 징역
대법, 징역 8년·벌금 4억 확정…"뇌물과 직무관련성 인정"
입력 : 2019-08-25 09:00:00 수정 : 2019-08-25 09:00:0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대법원이 가천대길병원장으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고 약 5년 동안 법인카드를 넘겨받아 3억5000만원 넘게 사용한 보건복지부 고위공무원에 대해 실형을 확정했다. 명시적 청탁이 없었고 직접적으로 부정한 업무를 처리한 게 드러나지는 않았으나, 뇌물과 직무관련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혐의로 기소된 허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8년에 벌금 4억원, 추징금 3억5000만여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의사 출신인 허씨는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 보건의료기술개발과장으로 일하던 지난 2012년 7월 당시 길병원장이던 이모씨로부터 당시 복지부가 추진 중이던 '연구중심병원 사업'의 일정, 지원 예산, 관련 법률안 통과 여부 등에 관한 정보 등을 제공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후 허씨는 길의료재단 명의 법인카드 8개를 받아 2013년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총 1677회에 걸쳐 합계 3억5000만여원을 사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허씨는 "연구중심병원 지정 업무 또는 병원에 대한 관리·감독 업무와 관련해 정보나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없고, 이씨 등에게 그와 같은 정보나 편의를 제공한 바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씨로부터 골프장 그린피를 제공받고 길의료재단 명의의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한 것은 사실이나, 그린피는 친분관계에 따른 사교의 목적으로 제공받은 것이고, 법인카드는 이모 길의료재단 이사장으로부터 부탁받은 길병원의 리쿠르팅 활동에 사용하기 위해 받은 것이므로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없다"고 항변했다. 
 
1심은 "병원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연구중심병원 지정에 즈음해 평가 대상 병원 관계자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고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하는 행위는 그 직무집행이 불공정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허씨가 직무 수행 과정에서 부정한 업무처리를 한 바 없다 해도 수수한 금품 내지 재산상 이익과 허씨의 연구중심병원 지정, 의료기관 관리·감독 등에 관한 직무 사이에 관련성과 대가관계가 인정되고 허씨도 자신이 제공받는 경제적 이익이 복지부 공무원의 직무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을 가진다는 것을 적어도 미필적으로 인식했다고 봐야 한다"며 징역 8년에 벌금 4억원, 추징금 3억5000만여원을 선고했다.
 
항소심도 "이씨 등은 모두 원심 법정에서 길병원의 리쿠르팅을 목적으로 허씨에게 법인카드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고 진술했다. 또 허씨는 법인카드 사용액 3억5000만여원 중 1억6000만여원이 길병원의 리쿠르팅 활동을 위한 비용 지출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이를 증명할 객관적인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허씨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항소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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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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