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에 선 여행업계)사업 다각화·특화 상품으로 돌파구 찾는 여행업계
패키지 여행, 저가 꼬리표 떼기 안간힘…"젊은층 공략하는 차별화가 관건"
입력 : 2019-08-23 06:00:01 수정 : 2019-08-23 06:00:01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부모님께서 만족해 하셨어요. 가격은 기존 상품보다 비쌌지만 서너번 정도 쇼핑해야 하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서 일정에 충실한 패키지라면 추천해요." 
 
지난해 효도관광의 일환으로 노쇼핑 패키지 상품을 구매한 A씨는 종전과 다른 형태의 상품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패키지 여행에 으레 들어가 있는 쇼핑이나 옵션 관광은 소비자들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코스다. 외항사의 왕복 항공권 정도의 싼 가격으로 여행상품을 구입하다보니 추가 상품을 권유 받으면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소비자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그동안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패키지 여행 상품이 최근 무게감을 키우고 있다. 여행사들이 '싼 게 비지떡'이라는 꼬리표를 떼내기 위해 '노팁·노옵션·노쇼핑'을 적용한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북미, 유럽, 호주 등지에서나 인기를 끌던 해양레저인 서핑을 강원도나 부산, 제주에서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여가·액티비티 플랫폼인 프립은 국내 서핑 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사진/프립
 
여행업계가 이른바 '3노(NO)'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유는 패키지 상품이 사실상 유일한 수익 창출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여행자들은 항공권과 호텔, 현지투어 등 크게 세 분야에서 소비를 한다. 이 가운데 항공권은 매출 100만원당 여행사가 가져갈 수 있는 몫이 1만~2만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저도 시스템 운영비와 관리비, 인건비 등을 빼면 이익이 거의 나지 않는 실정이다. 이는 국내 여행사들뿐만 아니라 글로벌 OTA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글로벌 OTA들은 호텔 판매를 유인하는 미끼로 항공권 판매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부킹닷컴과 익스피디아, 시트립 등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에는 항공권과 현지투어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플랫폼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마이리얼트립을 포함해 와그, 클룩 등 액티비티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플랫폼은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며 지난해 거래액이 전년보다 3~5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여행업계는 파악한다. 
 
국내 여행업계는 가격 경쟁에만 매몰돼 있다가 최근 내실있는 패키지 상품 출시로 전략을 바꿨다. 소비자들의 여행 행태가 바뀌고 있는 점을 파악하고 뒤늦게 대응에 나선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해외여행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올해 초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금껏 가장 많이 방문한 해외여행지는 오사카(38.7%)와 도쿄(33.6%)로 주로 가까운 일본으로 해외여행을 많이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으로 여행기간을 좁혀봐도 가장 많이 찾은 해외여행지는 오사카(20.1%·중복응답)와 도쿄(13.8%), 홍콩(11.5%), 후쿠오카(9.8%) 등이 차지했다.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일본 노선 공급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여행자들이 일본으로 재방문하는 횟수가 늘었다. 이 가운데 여행업계에선 많이 찾는 해외여행지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패키지 상품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다만 최근엔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 대신 유럽과 몽골, 중국 등으로 중심추가 옮겨간 상태다.
 
일부 여행사는 이색 패키지 상품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하나투어는 최근 스카이다이빙과 경비행기투어, 스냅 촬영 중 하나를 선택하고 소도시 자전거 여행과 맛집 탐방을 포함한 '따-함께 신나게'를 선보였다. 또 플라워 레슨 브랜드인 '지타 엘츠', '맥 퀸즈'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플로리스트 투어'를 단독 론칭하기도 했다. 참좋은여행은 하와이에서의 단독 스냅 촬영과 여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하와이 비치 웨딩' 패키지 상품을 선보였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도시간 이동 거리와 시간이 길어서 패키지 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고, 중국 역시 개별적으로 여행하기에 부담스러워 그나마 수요가 살아있다"면서 "최근 여행 액티비티 플랫폼이 젊은 층을 흡수해 가고 있는 만큼 차별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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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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