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가’ 배종옥, 전형적인 남성 캐릭터를 재해석하다 (종합)
배종옥 "한제국, 세상을 자기 손으로 움직이고 싶어하는 야망가"
"캐릭터 위해 '세상을 바꾼 변호인' 긴즈버그 참고했다"
입력 : 2019-08-21 17:12:51 수정 : 2019-08-21 17:12:51
[뉴스토마토 김희경 기자]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이 역이 진짜 나한테 온 게 맞나?’라는 생각을 했다. 너무 남성적인 캐릭터라 의아할 정도였다.” (배종옥)
 
배우 배종옥이 강렬한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 1985KBS 특채로 데뷔해 현재까지 쉴 틈 없이 연기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그녀의 연기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표적인 대한민국의 어머니캐릭터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어머니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소화한다는 것이지만, 반면 단편적인 이미지로만 소화되는 게 아닌지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녀가 기존의 이미지를 완전히 흔들어 놓을 캐릭터로 돌아왔다.
 
21일 서울 서초구 더 리버사이드 호텔에서는 MBN 새 수목드라마 우아한 가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한철수 감독, 연기자 배종옥, 임수향, 이장옥, 이규한, 김진우, 공현주가 참석했다. 이날 배종옥은 자신만의 캐릭터 한제국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고, ‘우아한 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야망을 숨기고 있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한제국을 미리 만나보자.
 
배우 배종옥. 사진/MBN '우아한 가'
◆ 배종옥의 한제국’, 사실은 남성 캐릭터였다
 
배종옥이 맡은 한제국은 재계 1위 재벌가 MC그룹의 수문장이다. 칼주름이 잡힌 정장. 똑 부러진 단발. 냉철하고 여유가 넘치는 말투. 말 그대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같은 이미지다. 중년의 여성 배우가 흔히 맡을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사실 한제국은 초기 캐릭터 설정 당시 여성이 아닌 남성이었다. 그러나 우아한 가만의 차별화를 만들기 위해 성별을 바꿨다고. 배종옥은 처음 이 작품을 봤을 때 저도 이 캐릭터가 여성이 하면 좋겠다’,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우리 주위만 둘러봐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도 똑똑하고 멋진 여성들이 많이 있다. 한제국은, 비록 그 마음이 비틀어져 있지만 내 손으로 이 세상을 움직이고 싶어하는 야망이 있는 캐릭터다. 그 부분에 대해 큰 매력을 느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 강인한 여성보다는, 강인한 사람
 
배종옥은 한제국을 연기할 때 단순히 걸크러쉬 여성 캐릭터로 해석되길 바라지 않는 눈치였다. “어떤 한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그 캐릭터를 내가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나 또한 한제국이라는 여자를 이해해야 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녀가 가장 먼저 주의 깊게 살펴본 것은, 한제국이 결혼을 하지 않은 비혼 여성이라는 점이다. “나는 속으로 이렇게 멋진 지성과 미모를 갖고 있는데 결혼을 하지 않았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한제국의 내면 속으로 들어갔다. 남성으로 설정된 캐릭터였기 때문에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지만, 드라마의 대사나 캐릭터의 스케일 부분을 다듬어가며 고민했다.”
 
실제로 그녀는 너무 전형적인 남성성에 치우친 한제국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각색하려고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저 거대한 세상을 내 손으로 움직이고 싶어해봐라는 대사가 그 예시다. 사실 이 대사는 수정된 것인데, 너무 전형적인 남성성에 치우쳐 있어 감독과 함께 상의를 하며 대사를 고쳤다고 한다.
 
MBN '우아한 가' 포스터. 사진/MBN
 
◆ 비혼 여성·야망가·엘리트…한제국의 카리스마
 
한제국이라는 캐릭터는 한국 드라마 역사를 돌이켜봤을 때, 그렇게 흔한 캐릭터는 아니다. ‘재벌 그룹의 수문장’, ‘킹메이커’, ‘엘리트 중 엘리트등의 수식어는 확실히 한제국이라는 캐릭터를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만큼, 배종옥은 기존에 없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공부를 해야했다.
 
그녀가 연기에 참고한 캐릭터는 다큐멘터리와 영화로 제작됐던 세상을 바꾼 변호인이었다. “극중 주인공인 마티 긴즈버그가 법정에서 자기 이야기를 할 때를 보면, 절대 소리치지 않는다. 다큐멘터리에서도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는데, ‘네가 네 의사를 전달받거나 존중받을 때는 절대 소리치지 말고, 네 내면으로 들어가 더 또박또박 말하라는 것이었다. 처음 내가 한제국을 공부했을 때 화를 낼 때는 소리를 쳐야 하나? 액션을 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했는데, 그 말을 듣고 오히려 샤우팅을 최소화하고, 무게를 잡으며 연기를 했다. 그게 TOP팀 오너리스크의 수장에 걸맞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세상을 바꾼 변호인197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최초의 여성 변호인이 된 긴즈버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똑똑하고 자신감 넘치는 다른 남자 변호인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떳떳하게 고개를 들고 소신있는 발언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어쩐지 인물 소개란에 적혀있는 한제국의 모습과도 겹쳐 보인다. 배우 인생 34년만에 만나게 된 한제국과 배종옥. 과연 어떤 케미가 탄생할까?
 
한편 우아한 가는 정통 미스터리 멜로드라마다. 대한민국 재벌가 밑바닥에 숨겨진 끔찍한 비극을 두고 이를 파헤치려는 자와 감추려는 자들의 심리전을 담았다. 오늘(21)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김희경 기자 gmlrud15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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