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썸의 ‘yeah술’, 2030세대의 예술(藝術)을 그리다 (종합)
“CD를 낼 때마다 자식 내놓는 느낌, 한 곡 한 곡에 애정이 남달라”
“밝은 노래를 선정한 이유? 내 안의 밝은 면 끄집어내기 위해서”
입력 : 2019-08-20 18:10:48 수정 : 2019-08-20 18:10:48
[뉴스토마토 김희경 기자] “이번 앨범에 제 사활을 걸었습니다. 모든 걸 쏟아냈습니다. 예쁘게 봐주세요.” 
 
데뷔 7년차 래퍼의 당차고도 사랑스러운 인사였다. 20일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는 키썸의 4번째 미니앨범 ‘yeah!술’(예술) 미디어 쇼케이스가 열렸다. 그간 서바이버 프로그램이나 예능을 통해 보여줬던 밝은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연신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취재진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다시 데뷔를 한 건가?’ 싶을 정도로 그녀는 매우 겸손했다. 키썸이 아닌, ‘조혜령’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다.
 
래퍼 키썸. 사진/맵스엔터테인먼트
 
◆ 키썸에게 술은, ‘뮤즈’
 
제목 그대로 이번 키썸의 앨범의 주제는 ‘술’이다. 이번 타이틀 또한 술 덕분에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그녀는 “음악 작업을 하다가 우연히 술을 마시게 됐는데, 갑자기 ‘아,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즉흥적으로 만들었는데 생각 외로 타이틀감이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편안한 공간에서 만들어진 만큼, 노래의 가사나 뮤직비디오 또한 그녀의 주변 환경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많았다. 키썸은 “가사 2절을 보면 사회초년생들의 마음이 담긴 가사가 쓰여있다. 첫 출근에 대한 설렘부터, 사회생활의 고단함까지 담겨있다. 2~30대 직장인분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래퍼 키썸. 사진/맵스엔터테인먼트
 
◆ 키썸에게 곡이란, ‘일기’
 
모든 뮤지션들이 그렇지만, 키썸은 유독 자신의 앨범에 대해 강한 애착을 보였다. 그녀는 평소에도 손으로 뭔가를 적는 습관이 있는데, 자신의 이런 솔직한 면이 젊은 팬들에게 사랑받는 이유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저는 CD 한 장 한 장이 전부 소중하고, 앨범을 발매할 때 제 자식을 내놓는 것 같다”며 한숨을 쉬며 웃었다. 
 
실제로 ‘Yeah!술’의 수록곡을 살펴보면, 그녀의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엿볼 수 있다. 팬들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함을 표현하는 ‘예예’(Yeah Yeah), 친구들과의 즐거운 술자리를 연상하게 만드는 ‘술이야’, 이 앨범에서 유일하게 욕설 가사가 들어가는 강인한 힙합곡 ‘이게 맞는 건가 싶어’, 반려견 ‘탕이’에 대한 사랑을 담은 ‘다 줄게’, 사랑과 우정 사이를 오가는 ‘워닝’(Warning), 지난 4월 싱글로 발매했던 ‘내게 인사해주세요’까지. 모두 그녀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일기와도 같다.
 
이번 앨범에서는 지난 2017년 발매했던 ‘더 선, 더 문’(The sun, The moon)의 차분한 느낌을 찾아볼 수 없다. 키썸은 “일부러 밝게 쓰려고 노력했다”며 “’심상치 않아’라는 곡 이후 대체적으로 잔잔한 곡들을 많이 했다. 그런데 그 노래가 마치 제 안에 내재된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 노래는 제 스스로 밝게 살아보자는 의미도 담아 밝은 노래를 많이 넣었다”고 설명했다.
 
래퍼 키썸. 사진/맵스엔터테인먼트
 
◆ 키썸에게 노래란, ‘예술’
 
키썸은 이번 앨범명이 ‘예술’이라는 이름에 2가지 뜻이 있다고 밝혔다. 첫번째는, ‘Yeah, 술(이다)!’라는 뜻. 앞서 말했듯 그녀에게 술은 인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리고 두번째는, 사전적 의미의 ‘예술’(藝術)이다.
 
그녀는 앨범에 세밀한 디테일을 넣었다. 1번 트랙부터 4번 트랙까지의 제목 첫글짜를 하나씩 따면, ‘예술이다’가 된다는 것. “제가 햇수로 7년차가 됐다. 그간 정말 다양한 음악을 해왔고, 이번 앨범 역시 새로운 장르를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6곡 정말 모두 다른 스타일이다. 음악적으로 큰 변화를 이루면 좋겠고, 그래서 타이틀에 안무를 넣는 방법을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답했다.
 
많은 사람들이 ‘키썸’을 떠올린 다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건 ‘경기도의 딸’이라는 타이틀이다. 덕분에 그녀는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알릴 수 있었지만, 이 때문에 이미지가 굳어졌다는 시각도 있다. 그야말로 양날의 검인 셈. 하지만 그녀는 “누군가의 딸이라 불린다는 건 정말 내가 친숙하게 보이기 때문 아니냐”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키썸은 “지금도 생각한다. ‘어떤 수식어가 나를 더 발전하게 할까’라고. 이제는 ‘도’를 넘어 ‘국’으로, ‘대한민국의 딸’로 성장해보고 싶다”며 “음악적으로도 많이 성장해서 누가 길가를 지나가다 제 노래를 들으면 ‘어, 키썸 노래네?’라는 반응이 올 수 있을 만큼 멋진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반면 과한 이미지 변신에 대한 부담감도 드러냈다. 자신은 현재의 자신의 모습에 만족한다는 것. “저는 앞으로도 이미지 변신은 못할 것 같다. 지금 저는 27살인데, 생각해보니 나이만 들었지 (어릴 떄와)느낌은 똑같다. 한 때는 변신을 위해 다른 스타일의 옷도 입어봤는데 안 맞았다”며 “이제는 ‘그냥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끝까지 가자’라는 마음이다. 물론 다이어트는 열심히 했지만 결과물은 화끈하게 보여드리고 싶은 게 저의 솔직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이게 아마 그녀가 음악으로 보여주고 싶은 모토, 예술이 아닐까 싶다.
 
래퍼 키썸. 사진/맵스엔터테인먼트
 
매 순간 밝고 활기찬 모습을 보여준 키썸. 그럼에도 그녀가 한 말 중 가슴에 와닿는 말이 있었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음원차트에 마음을 쓰지 않게 됐다고 한다. “사실 전에 발표했던 노래 ‘잘 자’라는 노래가 이렇게 할 만큼의 성적을 보여줄 정도로 잘 된 곡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팬분들이 만날 때마다 ‘노래 듣고 너무 힘이 됐다’, ‘자기 전에 그 노래를 듣는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 그 말을 듣고 ‘아, 차트가 전부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모르는 거였다”고 답했다.
 
키썸은 “당시 생각해보니 내가 ‘잘 자’라는 곡을 쓸 때는 정말 행복한 마음으로 썼다. 그렇게 ‘행복하게 쓴 곡들은 사람들도 느끼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술이야’도 행복하게 썼다. 그러니 이번 노래를 듣는 팬분들도 행복함을 느낄거다”라고 밝혔다. 그녀의 이런 건강한 마인드와 밝은 노래, 어쩌면 2019년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한편 키썸의 4번째 미니앨범 ‘yeah술’은 20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김희경 기자 gmlrud15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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