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용판결 뒤에 숨어 대화문 닫은 아베
일 "한국 변화 없이 회담 없다"…'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내달 2일 각의 강행할듯
입력 : 2019-07-29 16:59:34 수정 : 2019-07-29 16:59:34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지난 24일 휴가를 떠났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0일 업무에 복귀한다. 아베 총리의 업무 복귀에 맞춰 일본이 한국을 수출 간소화 대상(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절차를 밟을지 주목된다.
 
일본 언론들은 29일 일제히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결정할 일본 정부 각의(각료회의)가 내달 2일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수출무역관리령(시행령) 개정안' 처리를 위해 이달 1~24일 진행한 의견 공모에서 총 4만건 이상의 의견이 접수됐으며, 대부분이 찬성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이같은 분위기를 등에 업고 아베 총리가 기존 계획한 '대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지속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지난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과반의석 확보에 성공한 것을 놓고 "아베 총리가 한일관계를 개선시키고자 하는 유인은 없다. '아베가 한국을 한방 먹였다'고 일본 보수층은 후련해한다"며 "아베 총리는 보수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한일관계의 출구전략을 심각히 고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일본 내에도 아베 총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이른바 '혐한' 분위기에 묻혀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정부가 각의에서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할 경우 21일 후인 내달 하순에는 한국이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제외될 전망이다.
 
아베 총리의 행보를 놓고 '답(대 한국 수출규제 지속)을 정해놓고 움직이는 형국'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우리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노동 피해자 배상판결 이후 일본 정부가 외교적인 협의 요청과 두 차례의 중재위 구성 요청을 통해 명분을 확보한 만큼 강경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문제 관련, 한국 측이 건설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는 경우 당분간 한일 정상회담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일 정상 간 관계 개선 통로로 여겨진 9월 유엔총회와 10월말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11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이 예정돼 있으나, 한국이 전향적인 제안을 하지 않는 한 아베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에 응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예정된 여름휴가까지 취소한 문재인 대통령은 현안 보고를 받으며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본 각의에 맞춰 내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는 올해 하반기 한일관계를 결정짓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에 따르면 ARF 회의 직전인 오는 30일 또는 내달 1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 가능성이 열려있다.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라는 안보이슈를 매개로 한일 양국이 협력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일 외교장관은 지난 26일 전화통화에서 일본 정부의 수출제한 조치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상호 관심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상태다.
 
다만 일본의 한국제재 조치를 뒤집을 만한 결론이 도출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별다른 만남 없이 외교장관 회의 기간 중 상호 비판만 이어질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미쓰비시상사 앞에서 열린 '강제징용 사과 안하는 일본 및 전범기업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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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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