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실무협상 앞두고 복잡해지는 비핵화 셈법
미국발 '핵동결론' 사그라져…협상 전망 일단 '먹구름'
입력 : 2019-07-14 09:00:00 수정 : 2019-07-14 09:00:00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이르면 이번주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비핵화 셈법이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이 만난 이후 다양한 논의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우리 정부의 역할도 관심사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핵동결과 일부 제재 유예를 맞바꾸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 전면 폐기와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동결에 동의하면 미국은 12~18개월 가량 (한시적으로 일부) 대북제재를 중단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를 부인한 것이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도 '그 내용이 완전 거짓'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판문점 회동 후 지속 제기되던 '동결론'은 점차 사그라지는 분위기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도 향후 북미협상 전망 관련 "아무것도 바뀐 것은 없다"며 "우리는 분명히 (북한이 보유한)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한 제거를 원한다"고 말했다. 북한 핵동결에 대해서는 "어떤 행정부도 동결을 최종목표로 잡은 적이 없다"면서 "이(동결)는 과정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판문점 북미회동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핵동결을 새로운 목표로 내세울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도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 방향을 동결로 바꿨다거나, 더욱 유연한 입장으로 바꿨다고 판단할 근거는 아직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북한에 '영변 플러스 알파'를 요구하는 한편 비핵화 전 대북제재 해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도 고수 중이다. 미국은 지난 2월 말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를 조건으로 한 대북제재 완화 요구를 거절했다. 미국이 북한 핵동결을 협상 대상이 아닌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당초 예상과 달리 북미 실무협상이 난항에 빠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 센터장은 "판문점 회담에도 불구하고 향후 (북미) 협상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 미국에서 흐르는 기류라고 볼 수 있다"며 "판문점 회담이 현 '비핵화와 제재해제' 교환 구조를 전혀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북한이 다시금 중국을 지렛대로 사용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 10일 국회를 찾아 북한이 주장 중인 '단계적·동시적 방식'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그 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0~21일 방북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북한이 합리적인 안보와 발전의 우려를 해결하는 데 할 수 있는 모든 도움을 주겠다"며 향후 한반도 문제에 적극 개입할 의사를 밝힌 상태다.
 
판문점 회동으로 다시 마련된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비핵화 입구단계에 집중하고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맞춰가는 노력 또한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이 요구하는 '플러스 알파'는 없지만 검증을 포함해 영변 핵시설 폐기를 보다 구체화하고, 폐기 시작과 동시에 미국의 상응조치로 싱가포르 북미회담 결과에 따라 연락사무소 개설, 종전선언(평화선언) 문제를 연결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북제재 해제 문제는 영변 핵시설 폐기가 어느 정도 진전된 다음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제협력을 우선 실시하고, 국제사회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의 부분적·단계적 완화를 모색하는 방식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중재노력이 어디까지 발휘될지 관심사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 11일 독일 베를린에서 비건 대표를 만나 앞으로 진행될 실무협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실질적 진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협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대통령 소셜미디어 총회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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