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분리매각' 힘 실리나
'승자의 저주' 피하고 원매자 재무 부담도 감소
산은도 '채권단 협의 결정 사항' 여지 남겨
에어부산·서울 모두 연결돼 있어 매력 약화 의견도
입력 : 2019-07-03 16:44:13 수정 : 2019-07-03 16:45:04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아시아나와 자회사의 일괄매각을 원칙으로 삼고 있지만, 시장에선 분리매각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이렇다 할 인수 후보군이 없는 가운데 매각 성공률을 높이려면 분리매각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항공사가 아닌 일반 대기업이 분리매각을 통해 개별 항공사를 인수할 경우 매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단 반론도 제기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주간사인 CS는 이달 말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다. 이후 투자의향서 접수(예비입찰),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등의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채권단이 통매각만 고집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통매각과 분리매각을 동시에 적용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채권단 입장에서 분리매각으로 자회사 매각대금이 아시아나항공에 유입되면 그만큼 부채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 외 다른 채권단에선 더 많은 매각 대금을 받고 싶어할 것"이라며 "통매각보단 분리매각으로 매물가치를 높여 항공사들을 따로 파는 것이 더 많은 돈을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일괄매각을 원칙으로 하되, 구체적인 거래 구조는 주간사와 금호산업, 채권단이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며 분리매각의 여지를 남겨 놓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향을 밝힌 애경그룹 입장에서도 통매각보단 분리매각이 더 유리하다고 분석된다. 전체 인수로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지기 보단 에어부산 등의 개별 인수가 재무적 부담이 훨씬 낮기 때문이다. 또 기존 항공사는 개별 LCC 인수로 슬롯(항공기 이·착륙 허가 시간) 확보도 가능해진다.
 
LCC 관계자는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을 합치면 김해국제공항의 슬롯50~60% 수준을 확보할 수 있다"며 "김해신공항이든 가덕신공항이든 슬롯 선점을 위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무안국제공항을 제외하면 슬롯을 확보할 수 있는 공항은 드문 실정이다. 기존 사업자의 슬롯을 인수하거나, 기존 사업자가 슬롯을 반납해야 여유가 생긴다.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의 모습. 사진/뉴시스
 
분리매각 가능성은 아시아나 인수에 대한 무관심과 동시에 에어부산 등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부상했다. 부실규모가 큰 아시아나항공보단 덩치면에서 부담이 적으면서도 항공업에 진출할 수 있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매력이 더 높단 것이다. 실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원하는 원매자들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권단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항공업계는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서로 의존하는 관계로, 분리매각 시 개별 매력은 크게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특히 대형항공사의 자회사 LCC들은 모회사가 유리한 조건에 임대한 항공기를 재임대해 비용을 낮추고 있다. 이 외에도 에어부산 등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아시아나IDT로부터 IT서비스를 받고 있으며, 아시아나에어포트는 항공기 운항을 위해 필요한 지상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도 자회사를 통해 겨우 흑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또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인수에 관심이 있는 일반 대기업들은 가격 측면에서 분리매각이 더 유리해보일 수 있겠지만, 사실상 실사에 들어가면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연결돼 있는 것들이 많아 개별 항공사로는 매력도가 떨어질 것"이라며 "분리매각은 최후의 보루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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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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