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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김재현 산림청장 "내년 강원 고성에 대북지원용 양묘장 조성"
"소나무등 종자도 북한 지원 추진…최근 5년새 임가 소득 가장 높아"
"2021년 189개 휴양림 조성…아시아 최대 '백두대간수목원' 열어"
2018-05-17 06:00:00 2018-05-17 06:00:00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경협에 대한 물밑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 외청인 산림청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풀려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지만 산림청은 북한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인 조림사업의 메인 역할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산림청은 대북 지원용 종자 생산을 위한 양묘장 조성을 추진 중이다.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연간 5톤 종자를 채취해 북한에 지원할 계획이다. 북한에서 특히 산림복원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에 있는 만큼 산림청은 북한의 니즈에 부합하는 역할을 많이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산림분야의 이론적인 이해와 현장에서의 추진력을 겸비한 교수 출신으로 작년 7월 취임한 김재현 산림청장(사진)을 <뉴스토마토>가 만나 산림청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남북회담 이후, 북미회담까지 잘 이뤄지면 남북경협에 대한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산림협력 분야와 관련해서 산림청의 그동안 준비 상황은 어떤가.
 
2019년 완성을 목표로 강원도 고성군에 3ha 규모의 대북 지원용 양묘장을 조성하고 있다. 북한과 기후조건이 유사한 고성 지역에서 키운 묘목을 북한에 보내려는 취지다. 이곳이 완공되면 민간이 조성한 화천 미래숲 양묘센터(생명의 숲), 철원 통일양묘장(아시아녹화기구)과 함께 3곳에서 대북용 양묘장을 운영하게 된다.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소나무, 낙엽송, 잣나무, 아까시나무, 싸리나무 등 다양한 수종에 대한 대북지원용 종자 저장을 확대 중이다.
 
또 북한 산림황폐화 경향을 파악해 산림정보를 구축하고 사방·조림·임농복합경영 적지 분석, 복구 방법 등 기준마련에 활용할 수 있는 북한 산림정보체계를 구축하려고 한다. 산림과학원은 10년 주기로 북한 전역 산림황폐지 모니터링을 실시하는데 올해가 그 해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북한 산림복원은 생태적으로 건강한 한반도를 조성해 새로운 평화질서 구축에 기여하고 북한에서도 산림복원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에 있어 북측 니즈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5년새 작년 임가소득이 최고치인 반면 부채는 가장 낮았다고 들었다. 의미와 임가소득 확대를 위한 정부 지원 정책은.
 
임가소득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13년만 해도 연소득 3000만원이 채 되지 않던 임가 소득이 연평균 3.7%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작년에는 3459만원으로 가장 큰 소득을 올렸다. 반면 부채는 2931만원으로 작년에 처음으로 부채가 2000만원 대로 낮아졌다. 이는 산림청이 임업인들이 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재정지원과 교육·컨설팅을 꾸준히 해온 결과다. 생산 뿐 아니라 가공·유통·체험 등을 결합한 '임산물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재정지원으로는 임산물 생산기반의 규모화·현대화, 임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산림소득분야 보조사업'이 있다. 장기 임업경영 특성을 고려해 장기저리의 융자금도 지원하고 있는데 산림경영기반조성·단기산림소득지원·해외산림자원개발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작년 7만명의 귀산촌인이 산을 찾았다. 귀산촌 활성화 방안과 지원제도는 어떤 것이 있나.
 
귀산촌인은 2013년 5만8000명에서 작년 7만명으로 4년간 21%가 늘었다. 산림청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귀산촌인의 안정적인 정착과 소득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귀산촌 교육과 창업·정착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귀산촌교육은 교육생의 성향에 따라 이론, 체험, 창업, 소득으로 구성된다. 귀산촌인의 정기적인 소득을 위해 임야 매입, 임산물 생산·유통·가공 등 창업의 목적으로 3억원 이내,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주택 구입 등의 목적으로 7억5000만원 이내 융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귀산촌 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산을 찾는다. 힐링과 치료를 위해 수목원과 휴양림 등 산림복지시설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휴양림 확대계획과 산림치유 사업 계획은.
 
1989년부터 울창하게 잘 가꾼 산림에 자연휴양림을 조성·운영해 국민들의 정서 함양·보건·휴양 등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3월 현재 166개(국립 42, 공립 101, 사립 23) 자연휴양림을 운영중이며 19개소는 조성 중으로 2021년에는 총 189개의 휴양림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숲의 경우 산림의 치유인자를 활용해 인체의 면역력 향상과 심신건강 증진을 위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의 진행에 최적화된 공간이다. 이에 현재 치유의 숲 14개소가 운영중인데 2022년에는 치유의 숲을 총 75개소까지 늘릴 예정이다. 특히 다양한 산림치유 문화 정착을 위해 국가 직접 조성보다는 지자체와 민간에 의한 조성을 장려할 계획이다.
 
-이달 초 아시아 최대 수목원인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문을 열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우리나라 산림생태계의 보고라 할 수 있는 백두대간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경북 봉화군에 5179ha규모로 조성됐으며 아시아에서 최대, 전 세계에서는 두 번째로 크다.
 
수목원에는 교육 체험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는 교육연수동과 세계 유일의 야생식물 종자 저장시설인 '시드볼트', 산림환경연구동, 방문자센터, '호랑이숲' 등 산림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 있다. 시드볼트는 세계 최초의 지하 터널형 야생식물 종자 저장시설로 기후변화,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식물 종자를 안정적으로 보존하는 시설이다. 호랑이숲 에서는 자연 속에서 건강히 뛰노는 백두산 호랑이 3마리를 볼 수 있다.
 
지난 3일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서 열린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개원식에서 김재현 산림청장(왼쪽에서 여덟번째)과 내빈들이 종자 수탁 저장식을 하고 있다. 사진/산림청
 
-산림은 이용과 보전이라는 상충된 측면이 있는데 산림청에서는 이용과 보전 중 어디에 비중을 두고 있나.
 
이용과 보전이라는 상충된 측면을 해소하기 위해 보전할 산지는 철저히 보전하고 개발 가능한 산지는 자연친화적인 방법으로 개발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개발을 허용하되 원형을 최대한 보전하면서 저밀도 개발이 가능하도록 생태적 산지전용제도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국토면적이 좁기 때문에 주택·공장용지, 전기·통신 등 토지 수요의 일정부분을 불가피하게 산지에서 공급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타용도 전용으로 감소 중인 산림을 잘 관리하고, 산림경관을 아름답게 유지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보전과 이용을 조화롭게 하고 산지를 합리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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