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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스토리)간편·편리·건강을 먹다…'푸드테크' 인기
O2O 먹거리배달, 레스토랑 음식에서 손질 식재료·신선식품까지 확대
2016-06-27 12:00:00 2016-06-27 12:00:00
세계 최대 차랑공유서비스 업체 우버가 지난 16일부터 영국에서 음식 배달을 시작했다. '우버이츠(UberEATS)'라는 이름의 이 서비스를 위해 우버는 런던 중심가 레스토랑 150여개와 계약을 맺었다. 수천명의 배달원들이 자전거와 차량을 이용해 음식을 배달하게 된다. 우버가 음식 배달에 나선 것은 런던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음식 배달을 시작한 이후 뉴욕과 시카고 등 미국 내 다른 도시와 캐나다 토론토, 호주의 멜버른, 프랑스 파리, 싱가포르 등 18개 도시에서도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우버의 이번 움직임은 음식배달 서비스 시장에 큰 수요가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이른바 '푸드테크(Food Tech)'가 뜨고 있다.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푸드테크는 식품산업과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된 분야를 의미한다. 인터넷 또는 모바일 앱을 활용한 음식 주문이나 배달 같은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성향에 맞춰 푸드테크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음식 배달뿐만 아니라 일반 식재료 혹은 요리법과 함께 손질된 식재료를 배달하는 서비스, 주변 식당의 자동으로 검색해 추천하는 서비스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푸드테크에 대한 관심은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창업 5년 내에 가치 10억달러를 넘기는 스타트업 상위 10곳 중 2곳이 푸드테크 기업이었다. 푸드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금은 지난 2012년 2억7000만달러에서 지난해 57억달러로 20배 이상 증가했다. 
 
자료/KB금융경영연구소·CB인사이트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최근 'O2O 먹거리 배달 서비스의 진화'라는 보고서를 통해 "간편함, 편리함, 건강함 등을 모두 추구하는 현대인의 식습관 트렌드에 적합한 O2O 음식 배달서비스는 향후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레스토랑 음식을 우리 집 식탁에
 
가장 대표적인 O2O 먹거리 배달은 레스토랑의 음식을 배달하는 서비스다. 국내에서는 프랜차이즈 식당 이외에도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배달통' 등의 앱이 해당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의 '그럽허브(Grubhub)'와 '도어대쉬(Doordash)', 영국의 '딜리버루(Deliveroo)', 벨기에의 '테이크 잇 이지(Take Eat Easy)' 등이 대표적인 레스토랑 음식 배달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우버도 여기에 가세했다. 
 
그럽허브는 지난 2004년 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음식을 배달하는 서비스로 시작해 현재는 세계 최대 규모가 됐다. 서비스 시작 10년만인 지난 2014년에는 뉴욕 증시에 상장해 2억달러의 자금을 모았다. 지난해 그럽허브는 모바일앱을 통한 관련 매출 24억달러, 총수입 3억65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현재 기업가치는 20억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내 1000여곳의 도시에서 4만곳 이상의 레스토랑과 제휴하고 있으며 최근 1년 이내에 한번 이상 음식 배달을 주문한 고객도 675만명에 달한다. 
 
그럽허브는 레스토랑 음식 배달 서비스를 하는 곳으로 현재 기업가치가 20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그럽허브
 
그럽허브가 대중형 음식배달 업체라면 영국의 딜리버루는 고급 레스토랑 음식 배달에 특화된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1월 2500만달러, 7월에 7000만달러, 11월에는 1억달러의 투자를 받으며 기업가치는 단숨에 3억3달러 이상으로 증가했다. 현재 영국 이외에도 홍콩, 싱가포르 등 유럽 외 5개 국가로 사업을 확장했다. 딜리버루는 교통체증이 심한 런던 상황에 맞게 자전거를 이용해 배달 서비스를 한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이 밖에도 테이크아웃 음식을 배달해주는 덴바크의 '저스트 잇(Just Eat)'과 '딜리버리 히어로(Delivery Hero)' 등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저스트 잇은 지난 2001년 설립된 이후 2014년 영국 런던 증시에 상장됐는데 기업공개(IPO) 첫날 시가총액이 15억파운드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2억4700만파운드로 전년대비 58% 증가했으며 현재 15개국에서 6만4000개 식당의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요리법 맞춤 식재료 보내는 '밀키트 딜리버리'
 
최근에는 손질된 식재료를 배달하는 '밀키트 딜리버리(Meal-Kit Delivery)'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상세한 요리법과 함께 손질되고 계량된 재료를 배송하는 서비스로 미국의 '블루애프런(Blue Apron)', '플레이티드(Plated)', '헬로프레쉬(Hello Fresh)' 등이 있다. 
 
손질된 재료를 보내주기 때문에 식재료 쇼핑에 들어가는 시간을 아낄 수 있고 재료의 낭비 또한 막을 수 있다. 여기에 레스토랑 음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고급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즐거움도 얻을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올해 미국의 '밀키트 딜리버리' 시장은 15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일부에서는 향후 5년 내에 관련 사업이 수십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 분야에서 현재 가장 주목받는 곳은 지난 2012년 뉴욕에서 문을 연 '블루애프런'이다. 블루애프런은 지난해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등으로 부터 1억3500만달러를 투자받아 기업가치를 20억달러로 높였다. 월평균 배달 건수는 지난해 300만건에서 올 5월 800만건 이상으로 수직상승했다. 1인용, 가족용 혹은 일간용, 주간용 등으로 세분화 한 점이 주요 성공요인으로 분석됐다. 일간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블루애프런은 향후 12개월 이내 상장을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요리법과 함께 손질 식재료를 배달하는 '블루애프런'은 1년 이내에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블루애프런
 
밀키트 딜리버리 분야에는 대기업도 뛰어들고 있다.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아마존은 신선식품을 배달하는 자사 서비스 '아마존프레시'의 배송 네트워크를 활용해 올 가을부터 제휴업체인 '타이슨푸드(Tyson Food)'와 밀키트를 배달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대형 언론사인 뉴욕타임즈도 밀키트 배송에 나섰다. 1만7000여개의 요리법을 수록하고 있고 월간 활동사용자가 700만명이 넘는 뉴욕타임즈 쿠킹 사이트를 활용한 서비스로 스타트업 '셰프드(Chef'D)'와 제휴해 고객들에게 해당 레시피 식재료를 배달할 예정이다. 리서치업체 코엔앤컴퍼니는 대기업들의 밀키트 딜리버리 서비스 확대로 미국의 식음료 시장이 향후 5년간 연평균 21.8%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글도 뛰어드는 '신선식품 배달'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도 주목받는 분야다. 지난 2012년 설립된 식료품 배달업체 '인스타카트(Instacart)'는 지난해 포브스가 선정한 '미래가 가장 촉망되는 기업' 1위에 뽑혔다. 현재 기업가치는 20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스타카트는 1~2시간 안에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의 식료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부터는 유통업체 타깃의 일상용품을 당일 배송하는 서비스도 추가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유명 케이블 요리 채널인 푸드네트워크의 웹사이트인 푸드네트워크닷컴과 제휴하며 사용자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스타카트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애쓰는 이유는 구글과 아마존 같은 대기업 때문이다. 구글은 코스트코, 스테이플스 등 대형 마트의 물품을 당일 배송해주는 '구글 익스프레스' 서비스를 지난 2월부터 신선 식료품으로까지 확대했다. 이미 지난 2014년 12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아마존프레시'는 최근 영국내 69곳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시장 커지며 버블 우려도
 
O2O 음식배달 서비스 간편함과 편리함, 건강함 등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식습관 트렌드에 맞춰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오는 2017년까지 테이크아웃 시장이 113억파운드 규모로 증가하고 대부분이 온라인 주문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버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실제로 5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던 유기농 농산물 배달서비스 '굿 에그(Good Eggs)'는 식품공급망 관리의 어려움과 낮은 생산성 때문에 미국 샌스란시스코 이외의 시장에서는 사업을 모두 철수했다. 음식 및 식재료 배달업체인 스푼로켓(Spoonrocket)과 키칫(Kitchit), 뉴욕스키친서핑(New York’s Kitchensurfing) 등은 최근 잇따라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결국 문을 닫고 말았다. 
 
서정주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O2O 음식 배달서비스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비용 증가, 수익성 감소 등으로 사업 중단 및 축소 등이 발생하고 있어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의 개발 및 유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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