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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렌드)'푸드테크' 글로벌 스타트업 핵으로 부상
2015-10-07 12:00:00 2015-10-07 12:00:00
최근 음식업에 IT가 결합해 제공되는 서비스가 '푸드테크'로써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음식 배달, 주문·예약 등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에 국한됐지만 글로벌 시장은 식재료 개발, 생산부터 소비자 빅데이터 분석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음식과 과학 기술이 결합하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LG경제연구원은 '글로벌 푸드 서비스 스타트업들 수조원대 기업으로 부상'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푸드테크가 잠재력있는 신사업으로 부상 중"이며 "음식은 과학 기술, IT와 결합해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푸드테크 성장 배경으로는 O2O 산업 발달을 뽑을 수 있다. 특히 국내 O2O 산업 내에서 배달업, 외식업을 중심으로 한 O2O 음식업의 행보가 눈에 띄게 성장 중이다. 이에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은 국내 푸드테크 중 가장 빠르게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서비스로 성장했다.
 
2010년 이후 활성화되기 시작한 배달앱 시장은 현재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배달통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추정 10조원 규모인 국내 배달 음식 시장에서 앱을 통한 시장의 규모가 10%에 이르는 것이다. 
 
완성된 요리뿐만 아니라 식재료를 배달하는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2012년에 설립한 헬로 네이처는 지역 농가에서 상품을 직송해 24시간 이내에 소비자 집 앞까지 전달한다. 현재 앱을 제공하고 있지 않지만 언니네 텃밭, 무릉외갓집, 네이버 프레시윈도 등에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향후 지속적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음식 배달 서비스는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독일의 딜리버리 히어로(Delivery Hero), 중국의 어러머(Ele.me) 등은 현재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영국 음식배달 스타트업 딜리버루(Deliveroo)는 올 1월 2500만달러, 7월 말 7000만달러를 투자받아 현재 기업 가치가 약 3억15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1500개 도시에서 약 2만개의 식당을 유치한 배달앱 이트24(Eat24)는 올 2월 1억3400만달러에 미국의 생활정보 검색 업체인 옐프(Yelp)에 인수되기도 했다. 또 구글은 올 5월부터 검색 서비스와 연계한 음식 주문과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은복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향후 음식과 식재료 배달 시장의 성장에 대한 기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음식을 선주문하거나 좌석을 예약하는 O2O 서비스도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5월 국내에 소개된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는 고객들이 모바일 앱을 통해 메뉴를 선결제해 매장에 들어가면 비콘을 통해 알람을 받고 바로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에서 일당 약 4000~5000건이 사이렌오더를 통해 주문·결제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예약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음식점 예약 앱 시트미(SeatMe)와 오픈테이블(OpenTable)과 시장성에 힘입어 각각 옐프와 프라이스라인(Priceline)에 인수됐다. 시트미는 2013년 1270만달러에, 오픈테이블은 지난해 26억달러에 넘겨졌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통’이 배우 마동석과 함께 한 새로운 TV광고 캠페인 ‘B.D.T(Begin Delicious Time)’을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배달·예약 서비스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에서는 음식과 기술의 결합이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형태로 등장하고 있다. 이에 실리콘 밸리에서는 향후 더 주목받게 될 푸드테크에 상당한 규모의 펀딩이 이뤄지고 있다. 보고서는 글로벌 시장이 주목하는 푸드테크로 팜테크, 뉴푸드 등을 꼽았다.
 
농업IT 스타트업 파머스비즈니스네트워크(FBN)는 지난 5월 구글 벤처스로부터 15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FBN은 농업 생산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해 작물 수확량, 날씨 패턴, 재배 방법 등을 분석한 정보를 제공한다. 연간 500달러를 지불하면 DB에 축적된 다른 농장의 데이터를 비교분석해 씨앗을 뿌릴때부터 수확할 때까지 최적의 씨앗 품종, 토양 상태, 비료 사용량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현재 미국 중부지역 17개주, 총 700만 에이커 농장의 옥수수, 콩, 밀, 해바라기 등 16종 농작물을 분석 관리 중이다.
 
더불어 북미나 유럽을 중심으로는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기존에 없던 식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에 다양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2011년에 설립돼 지난해까지 약 1억2000만달러 펀딩을 받은 햄프턴크리크푸즈(Hampton Creek Foods)는 달걀과 똑같은 맛과 향기를 가진 비욘드 에그(Beyond Egg) 파우더를 개발했다. 이는 현재 미국 주요 마트에서 판매 중이다. 또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이 25만파운드를 투자한 네덜란드 마스트리트 대학 연구팀은 어른소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배양해 근육 섬유를 만들고, 이를 겹겹이 압착해 실제 쇠고기처럼 만들었다. 시판되고 있지는 않지만 향후 육류를 대체하는 기술로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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