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방송은 보편적 가치…OTT와 규제형평성 필요"
지역주의·다양성·사상의자유 전달하던 실시간방송
글로벌 OTT 공습에 생태계 붕괴 우려
규제형평성 필요…역무 구분해야
콘텐츠 대가 산정도 중요…방송전문위원회서 조정 역할 필요
2024-05-16 18:09:24 2024-05-16 18:09:24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실시간 방송은 공공성과 공익성을 구현하기 위한 보편적 가치를 갖고 있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심으로 시청환경이 변화하면서 시장 붕괴 우려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실시간 방송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하주용 인하대 교수는 16일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열린 '지속가능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방안' 세미나에서 "방송사의 프로그램 활동을 통해 공익성을 구현하고, 실시간 방송을 통해 지역주의, 사상의 자유, 보편적 서비스, 다양성, 경쟁 등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었다"며 "다만 글로벌 OTT는 지상파방송과 방송채널사업자(PP)는 물론 이를 전달하는 유료방송플랫폼사업자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6일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열린 '지속가능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방안' 세미나. (사진=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흥미위주의 오락적 콘텐츠 중심의 글로벌 OTT와 달리, 공공성, 공익성, 보편성을 추구하는 국내 실시간 방송은 시사, 교양, 오락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오며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냈지만, 이들의 시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건데요. 하 교수는 "넷플릭스 콘텐츠는 오락콘텐츠 위주로 장르 다양성이 부족하고, TV프로그램보다 폭력성, 선정성이 높은 콘텐츠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2020년 NYC Data Science Academy에 기재된 내용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전체 라이브러리 중 68.5%가 영화 장르이며, 콘텐츠 소비 경향은 드라마(35%), 코미디(25%) 등 오락적 콘텐츠가 가장 많이 소비되고, 다큐멘터리는 10.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 교수는 "실시간 방송은 프로그램의 다양성만이 아니라 출연자에서 제작 인력에 이르기까지 다양성을 구현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는데요. 그는 "글로벌OTT의 국내 방송시장 잠식 현상은 수 년내 국내 채널사업과 유료방송사업의 쇠퇴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국내 방송산업 생태계의 붕괴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시장 보호를 위해 규제형평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내세웠습니다. 가령 캐나다에서 OTT를 방송사업의 일환으로 분류하고 일정한 수준의 사회적 책무와 역할을 부여하듯, 국내에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하주용 교수는 "법적 정책적 의무가 부여되지 않은 OTT가 실시간 방송의 기반이 되는 유료방송시장을 잠식해 국내 방송미디어시장 황폐화를 초래하지 않도록 유료방송과 OTT간 역무를 명확히 구분하는 정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용희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지속가능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을 위해 콘텐츠 대가 산정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김 교수는 "유료방송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플랫폼별 지급비율 상한을 두고, 채널군별 지급비율을 세분화해 동일군내 채널 간 합리적 경쟁을 유도하는 비율분배제(정률제)가 도입될 필요가 있다"며 "콘텐츠 거래대가의 공정성 제고를 위해 방송전문위원회를 설치하고, 객관적 평가기준을 마련해 채널의 합리적 대가를 산정하고 분쟁을 조정하는 역할을 부여할 필요도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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