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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③'효성 형제의 난' 재점화…조현문이 말하는 조현준 비리
조현문에 우병우, 박수환까지…현실 속의 영화 '내부자들'
2023-06-07 06:00:00 2023-06-07 06: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효성그룹 전경. (사진=뉴시스)
 
횡령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요?
 
조현문: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조 사장이 그냥 "가져와. 알아서 가져와 봐". 이렇게 던져줍니다. 그래서 검찰이 조 사장에게 어떻게 횡령을 했느냐라는 질문은 대단히 바보 같은 질문입니다. 본인은 몰라요. (돈을 마련해 오는 건)아랫것들이 하는 거지. 그래서 김앤장이 어떻게 방어에 이용하냐면, 본인이 어떻게 한지 방법을 모르는데, 어떻게 횡령이 될 수 있냐? 아랫것들이 했는데, 이런 식으로 하는 겁니다.
 
친형에 대한 고소·고발을 통해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조현문: 아, 그 얘기 전에 그래서 1월8일 지라시를 보고 나서 저희가 호주로 떠난 건 사실 도망갔던 겁니다. 그냥 저희 가족을 파괴하려고 했습니다. 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들인데, 며느리인데 어찌 그럴 수 있나 하고요.
 
효성 홍보팀에 꼭 전달 좀 해주세요. 왜 남의 가족을 건드립니까? 가족이라는 얘기를 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얼마나 추악한 일입니까? 지금도 버젓이 회장님과 저의 관계를 패륜아 프레임으로 몰아가고, 그러면서 본인들이 가족 간의 사랑을 논하는 게 얼마나 비열한 짓인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집사람은 그때 후유증 때문에 사람들을 못 만나고 있습니다. 씻을 수 없는 치욕이 됐습니다. 효성을 나오고 나서 지금까지도 "이혼하셨어요?"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저희 가족을 보호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나서 '효성으로 돌아가서는 안 되겠구나' 다짐했습니다. 그 결심은 지금도 변함이 없고, 그래서 박수환 대표님을 제가 찾아간 겁니다.
 
제가 박 대표를 찾아간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명명백백 조 사장의 비리를 밝히고, 지라시 날린 분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서입니다. 당연하죠. 수소문해서 박 대표를 만났고, 쭉 제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저한테 "뒤도 돌아보지 말고 떠나세요"라고 했습니다. 저는 애초에 '경찰 사이버수사대 좀 알려주세요' 뭐 이런 걸 조언받기 위해서 찾아갔던 거였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은 성공과 자신의 이득을 위해 본인들의 자식이나 가족을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는 사람들입니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나오세요"라는 말을 했습니다.
 
박 대표는 그 당시 효성의 시나리오 2가지를 정확히 예측했습니다. △아버지를 공격한 패륜아 아들 △(향후)국세청이나 검찰 조사가 나올 때 조현문이 배후로 모든 범죄를 뒤집어 씌울 것이라는 예언을 정확히 했습니다. 실제로 □□□ 전무가 이렇게 몰고 갔습니다. □□□ 전무는 제가 일면식도 없는 사람입니다. 개인적인 감정은 없어요. 그 사람이 (자의적으로)한 게 아니라는 거 다 알고 있습니다. 나중에 □□□ 전무 만나면 얘기 좀 해주세요. 조 사장이 □□□ 전무, ●●● 부사장과 지라시를 직접 감수했습니다. 정식 보고라인을 통해 올라간 게 아닙니다. □□□ 전무가 보고를 하는데, 조 사장이 데스킹을 봤고 "내용이 약하다. 자극적으로 다시 써 와라"라고 되돌려 보냈다는 겁니다. 그래서 다시 화끈하게 썼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급하고, 추악한 지라시가 나온 겁니다.
 
2016년 8월26일 대우조선해양 경영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편집자> 박수환 대표는 재계는 물론 정·관계, 언론계에서 유명한 마당발이었습니다. 당시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박 대표는 일개 홍보대행사 대표가 아니다”라며 “상당한 인맥을 자랑하며 입지를 굳혀왔다”고 평했습니다. 효성과 대웅제약, 금호아시아나 등 오너 리스크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소송대리인을 맡으며 롯데가 경영권 분쟁에도 관여한 바 있습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했던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의 국내 홍보 대행을 맡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삼성에 찍혔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습니다. 
 
박 대표는 지난 2009년 6개월여간 효성과 컨설팅 계약을 맺고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이 관여된 해외 부동산 사태 해결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당시 그와 함께 호흡을 맞췄던 복수의 효성 관계자는 “말할 때마다 유력 신문 데스크와 검사장 등 검찰 상층부와의 인연을 강조했다”며 “실무진 눈으로 볼 때는 신뢰가 들지 않았지만 경영진은 그의 말에 잘 현혹됐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졸 출신임에도 네이티브에 가까운 완벽한 영어실력이 그를 돋보이게 했다”고 전했습니다.
 
조 변호사는 2013년 박수환 대표를 동륭실업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하며 인연을 이어갔습니다. 당시 모 법무법인 대표 김모 변호사도 기타 비상무이사로 함께 선임됐는데, 그는 김준규 전 검찰총장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습니다. 이 법무법인은 2014년 10월 조 변호사가 조현준 사장과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을 업무상 배임 및 횡령 등으로 고발할 때 소송대리인을 맡기도 했습니다. 형제의 난으로부터 한참의 시간이 흐른 현재, 박수환 대표와 김모 변호사는 동륭실업에서 어떤 직책도 맡지 않고 있습니다.
 
일을 시킨 사람이 죄지, □□□ 전무나 홍보팀이 죄겠습니까. 그런데 효성그룹처럼 큰 조직을 상대로 버겁거나 힘들지 않으세요?
 
조현문: 2년 전에 이 얘기를 했으면 힘들다고 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다 끝났습니다. 제일 힘든 건 2013년 10월부터 12월까지 효성이 검찰로부터 비자금 조사를 받았고, 그때 효성은 검찰과 국세청에 제가 배후라고 지목했습니다. 그때 저는 김앤장과 효성을 상대로 싸움을 해야 했습니다. 검찰에서 진짜로 저를 지목했는데, 다행히 자료가 있어서 혐의를 벗어날 수 있었어요. 그때 자료가 없었다면, 제가 한 것으로 될 뻔했습니다. 효성 안에 있었다면 당연히 제가 모두 뒤집어 썼을 겁니다. 제가 효성 안에 있었으면 "홍콩 계좌는 우리는 빠져갈 수 없고. 큰 형은 가문의 대를 이어야 하고, 너(조현문)가 감옥에 다녀와라"라고 그랬을 겁니다. 제가 회사를 나오고 나오고 나서 홍콩 계좌가 발각되니까 다행인 거죠.
 
2013년 10월에 회장님이 저를 3번 찾아온 건 맞습니다. 그 내막을 아세요? 그게 증거 인멸하려고 오신 겁니다. 말씀드렸던 100억원대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홍콩계좌 건입니다. 회장님의 ◆◆◆ 변호사로부터 우리 변호사(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 변호사가 "홍콩 계좌가 발각됐다. 그거 조현문 변호사의 계좌 아니냐"라고 했습니다. 우병우 변호사가 "형님 말이 되냐? 조현문이 무슨 돈이 있어 홍콩에 100억원이나 되는 계좌를 가지고 있냐? 그건 말이 안 된다. 괜히 검찰에 가서도 웃음거리밖에 안 되니깐. 진실만 얘기해라"라고 답했습니다.
 
이후 4~5일 뒤 실제로 쳐들어 왔습니다. 당시 출국금지로 저는 집을 나와 시내 모처에 은신하고 있었어요. 증거 인멸하려고 찾아올 게 뻔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병든 아버지가 3번 찾아왔는데, 아들이 만나주질 않았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그때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진실들이 밝혀졌고. 효성도 (나에게) 함부로 패륜아 소리했다가는 골로 간다라는 걸 아는 것 같습니다. 제가 2년 전에 떠날 때나 지난해 초 돌아올 때나 기자들이 그러더라고요. "이혼당하시고…"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부부 사이가 너무 좋습니다. 아무튼 돌아오니까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인내가 필요하고, 세월이 지나니 거짓은 저절로 드러난다는 것을요. 돌아온 뒤 재벌 모임인 동생, 형, 친구들과 만나 얘기해 보면 다들 "네 형 그럴 줄 알았다", "사고 칠 줄 알았다", "네가 한 거 아니라는 거 믿는다"고 말해줬습니다. 친구들은 "우리 그룹은 투명성위원회 만들고, 너희 형 같은 사람은 큰일 나. 세상이 변했다. 네 생각대로 가야 돼"라고 솔직히 말해주더군요. 누구는 "다 네 엄마가 했잖아" 이러더라구요.
 
사실 재벌 스스로도 투명경영을 하려고 노력하는데, 오히려 언론사들에게 실망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심하신 거 아니냐?", "결벽증 아니냐?", "한국사회는 회삿돈 만지다 보면 그럴 수 있다"라는 논리로 기사를 접근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제가 만난 재벌들 중에는 최소한 그런 사람은 없었습니다. 세상이 변했거든요. 우리는 아버지 세대와는 다릅니다. 재벌 친구들이 제 앞이어서 말을 그렇게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인식은 하고 있다는 겁니다. "너희 그룹(효성)은 모르겠고, 우리 그룹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서 "현재 투명하게 가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저는 이런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4년 동안 주구장창 싸웠는데, 보람은 있다. 적어도 회삿돈과 내 돈 구분 못하면 '큰일 난다'는 메시지를 줬다고 본다, 의미는 있다고 봅니다.
 
<편집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2013년 4월 검찰을 퇴직하고 이듬해 5월 청와대로 들어가기 전까지 1년 남짓 변호사 생활을 했습니다. 우 전 수석이 조현문 변호사의 변호인을 맡은 건 바로 이 기간입니다. 우 전 수석은 2014년 5월 박근혜정부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됐으며 2015년 1월부터는 민정수석으로 승진, 2016년 10월까지 민정수석으로 군림했습니다. 당연히 효성의 간담이 서늘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화 <내부자들>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으로, 재벌3세(조현문)와 권력(우병우) 그리고 기획(박수환)까지 모든 것을 갖췄기 때문입니다. 반전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일어났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이 정국을 뒤흔들었고, 우 전 수석 역시 '우병우사단' 논란을 비롯해 국정농단 국면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2022년 12월6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사진 왼쪽)이 서울 롯데호텔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나 베트남에 지속적인 투자를 약속하는 등 사업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효성그룹)
 
"모든 문제의 시작이자 원흉은 조현준…효성, 도둑 맞았는데 아무 일 없다고 말해"
 
중요한 건 그런 메시지를 효성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입니다.
 
조현문: 효성은 희망이 없습니다. 효성은 지금도 조 사장을 위한 범죄·은폐를 모의하고 있습니다. 효성 홍보팀이 지난해 10월 제가 고발장을 냈을 때 보도자료를 냈던 것 기억하십니까? 보도자료의 내용을 보면 효성의 홍보팀이 얼마나 조 사장의 사조직으로 이용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회삿돈이 횡령을 당했다면, 피해자는 누군가요? 효성입니다. 그러면 효성의 월급을 받는 효성 조직이 마땅히 취해야 할 행동은 뭔가요? 효성의 홍보팀이라면 "사실관계를 파악해서 범죄 및 횡령이 있다면 당연히 회삿돈을 회수하고, 횡령자들을 적발해서 회사를 올바르게 세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도난을 당한 사람이 해야 하는 말 아닌가요? 하지만 효성 홍보팀은 도난을 당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조 사장이 돈을 훔치지 않았다라고 일관되게 말했습니다. 효성 홍보팀에 묻고 싶어요. "어떻게 아냐", "훔친 건지 안 훔친 건지 어떻게 아냐"라고. 그 사람들은 몰라요. 윗선은 다 알지만. 피해자인 효성이 어떤 근거로 피해가 없다고 하나요? "우리는 피해 입은 것 없고, 조현문 저놈이 죽일 놈이니 저놈을 죽여주세요"라는 겁니다. 객관성이 없고, 사익에 의해 어떻게 사조직으로 바뀌었는지 보여주는 겁니다.
 
외국에서는 이런 식으로 대처하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누구를 위해 일하는 건가요? 효성 홍보팀과 법무팀이 하는 건 횡령을 색출해야 하는데, 오히려 은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하나 기억할 것은 2013년 효성 비자금 조사 때도 조 사장은 한 푼도 안 썼다고 했었죠. 회사가 조 사장의 사조직이기 때문이고,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록에 남기기 위해서라도 제가 고발을 한 겁니다. 조 사장이 직접 나와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회장님에게 직접 말했습니다.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자 핵심이자 원흉은 조 사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본인 범죄 은폐하려다 여기까지 왔습니다. 조 사장은 아직도 어머니 치마폭에 쌓여서, 어머니 시켜서 회장님을 총알받이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회장님은 거기에 희생되고 있습니다.
 
<편집자> 이에 대해 효성의 전직 고위 관계자도 비슷한 내용으로 증언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2015년 조석래 회장과 조현준 사장이 수천억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르고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것과 관련해 "김앤장 변호사들이 검찰과 이야기해서 조 사장을 기소대상에서 빼는 거래를 시도했던 것으로 안다"며 "검사가 '조 사장은 기소를 안할 테니 조 회장은 혐의를 인정을 해라' 이렇게 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막판에 변호사들이 약속을 안 지키고 조 회장과 조 사장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니까 문제가 됐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당시 검찰은 조석래 회장에 대해 징역 10년에 벌금 3000억원을, 조 사장에겐 징역 5년에 벌금 150억원을 구형했습니다. 이듬해 1심 재판부는 조 회장에겐 징역 3년과 벌금 1365억원을, 조 사장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해당 사건은 지금도 일부 상급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어머니가 아무리 기가 세더라도 그래도 회장님인데.
 
조현문: 저희 어머니와 제일 친한 분이 삼성의 홍라희 여사님이에요. 정말 비슷합니다. 장난 아닙니다. 잘 알고 있어요. 삼성의 주인이 누굽니까? 홍라희 여사죠. 똑같다고 보면 됩니다.
 
송인상 고문(송광자씨 부친)을 모신 ■■■ 상무 아시나요? 그분도 요즘은 조 변호사님에 대해 "그래도 너무 하는 거 아니냐?"라고 하시는데요.
 
조현문: 제가 외할아버지 장례식 때도 만났어요. 그분은 저도 잘 압니다.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죠. ■■■ 상무는 장례식 갔을 때 저한테 잘 해줬어요. 효성에서 저를 아는 척도 하지 말라고 했는데, ■■■ 상무는 혼자서 "나는 송 회장님을 모시는 사람이지 효성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장례식도 갔고 ▲▲▲ 상무를 엘리베이터에서 정면에서 봤는데 제가 장례식장에도 안 왔다고 하니. ▲▲▲은 저랑 가까웠던 사람입니다.
 
우리 어머니가 지시한 나에 대한 음해의 시발점이 있습니다. ◎◎◎ 상무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중심이 돼 저 몰래 홍보팀 비선 조직을 결성해 저와 중공업에 대한 음해 문건을 만들어 '사내동향보고'라는 문서를 회장님께 주기적으로 보고했습니다. 그게 ◎◎◎ 상무와 그 밑에 ◁◁◁ 부장이랑 둘이서 했습니다. 그 건부터 효성 홍보팀의 저에 대한 조직적 음해가 시작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 시점이 제가 SK하이닉스 인수를 반대했던 시점이고, 2009년 10월인가 9월인가 그때부터 제가 중공업에서 전횡을 하고, 효성의 오래된 직원을 내쫓고 등 부정적인 내용들이 지시에 의해 문서화 됐습니다.
 
근데 ◎◎◎ 상무 왜 내쳐졌죠?
 
조현문: 왜냐하면 그 당시 제가 감사를 했었거든요. 회장님께서 관련된 문서를 주셨습니다. 2011년 2월입니다. 그 안에 조 사장과 어머니께서 더티한 행동들을 많이 하셨어요. 좀 전에 얘기했지만, 조 사장과 우리 어머니는 한 몸입니다. 그래서 이제 제가 쫓겨나기 직전에 두 번의 감사를 진행했고, 하나는 오라클을 비롯한 조 사장에 대한 비리였고, 다른 하나는 홍보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 둘 다 미완성 (감사)입니다. 자료는 다 들고 있어요. ◎◎◎ 상무는 당시 징계를 받지 않았고, 그다음 해에 조현준 사장으로부터 상당히 좋은 퇴직금을 받고 나갔다고 들었습니다.
 
"멀쩡한 사람, 패륜아로…효성에 미련 없다"
 
'정말 언제까지, 또 어디까지 갈 거냐.' 이런 이야기에 대해서…
 
조현문: 그게 정확하게 회장님이 저한테 한 얘기입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독한 소리를 하고 잔인한 방법을 썼기 때문에 저도 아내가 있고 아이가 있는데, 진실을 밝혀야 합니다. 조 사장이 범죄를 저지르고 멀쩡한 사람을 패륜아 만들었는데, 끝까지 가는 방법뿐입니다. 사실관계를 따지는 것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첫째는 왜 제가 무슨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겠어요? 정상적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부분입니다. 세월이 지나면 진실이 밝혀집니다. 둘째는 저는 효성에 미련이 없습니다. 두 번 다시 돌아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 정도면 될 것 같아요. 가족이라는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닙니다. 분명하게 얘기하지만, 남의 부부 관계, 멀쩡한 남의 아내를 더러운 여자 만들어 놓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셔야죠. 그러고 나서 가족이니 뭐니 말씀셔야 하는데... 전 납득이 안 됩니다.
 
2020년 11월25일 200억대 배임·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저는 나중에는 진실이 다 밝혀지고, 조 사장 감옥 한번 갔다 오고 나면, 최태원 SK 회장도 감옥 다녀오셨잖아요, 조 사장도 정신차리고 좋은 경영자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 사장이 능력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에 잘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고등교육 잘 받았잖아요. 단지 오리엔테이션을 잘못 받았을 뿐입니다. 개념이 없는 거죠. 그러니까 나중에 회복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는 그렇지 하고 싶지 않고, 두 번 다시 쳐다볼 생각 없습니다. 제 갈 길을 가고 싶습니다.
 
회장님이 이번에 저에게 분명히 얘기했습니다. 돌아오라고 하셨습니다. "너만 조용히 하고 돌아와라. 그리고 너는 갈 곳이 없으니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회장님의 말씀은 계열분리 등 뭐든 간에 4년 전과 똑같은 얘기입니다. '나를 입막음해서 이용하려는구나, 하나도 안 변했구나' 싶었습니다. 이 문제는 검찰 특수부 조사를 보는 게 중요합니다. 결국 둘 중에 하나입니다. 회삿돈 훔쳤는지, 안 훔쳤는지입니다. 만약 제 사업을 하면 저는 횡령·배임은 절대 안 하려고요. 그것 때문에 제 인생이 이렇게 됐습니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계속)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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