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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베이비스텝…국내 기준금리도 '동결' 무게
FOMC, 금리 인상 종료 시사
한은, 2·4월 3.5% 연속 동결
소비자물가상승률 3%대 내려와
2023-05-08 06:00:00 2023-05-08 06:00:00
 
[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0.25%p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밟고 추가 인상 중단을 시사하면서 국내 기준금리도 동결에 무게가 실립니다. 
 
미 연준은 지난 3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를 열고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p 올렸습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목표 범위는 4.75~5.00%에서 5.00~5.25%로 높아졌습니다. 1년새 이뤄진 10번째 금리인상이며 지난 2007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실리콘밸리은행(SVB)·시그니처은행·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의 잇따른 파산에도 불구하고 3회 연속 '베이비스텝'을 택한 것입니다.
 
눈에 띄는 점은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를 시사한 것인데요. FOMC는 이번 성명에서 지난 3월 당시 포함된 "추가 정책 강화(금리인상)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문구를 삭제했습니다. 사실상 기준금리 추가 인상 중단을 밝힌 만큼 오는 25일로 예고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립니다. 
 
금리 결정에 한은이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물가 지표는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졌습니다. 전월(4.2%)보다 0.5%p 떨어지면서 3%대에 진입한 겁니다. 근원물가는 4.6%로 조사됐지만 전월(4.8%)보다 상승폭이 다소 둔화했습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하향 흐름을 보이고 있어섭니다.
 
또한 경기 침체와 불안한 금융 상황도 동결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로 민간소비 덕에 겨우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을 피했고, 지난 1∼2월 경상수지도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한겁니다. 아울러 통관기준 무역수지도 4월(-26억2천만달러)까지 14개월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1년 반 넘게 이어온 금리 인상에 대한 부작용에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와 함께 글로벌 금융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 추가 인상이 이어지면 가계와 기업 부채가 늘어가는 상황이라 저축은행이나 카드사 등 비은행업권을 중심으로 유동성 부족이 나타나 은행 등 전체 금융 기관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떄문입니다. 다만 아직 국내 은행의 연체율이나 여러 건전성, 복원력 지표가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한은의 분석입니다.
 
다만 한국(3.50%)과 미국(5.00~5.25%)의 기준금리 격차는 1.50~1.75%P로 벌어졌습니다. 이는 예전까지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최대 역전폭입니다. 원화의 기준금리가 미국 달러보다 크게 낮아지면 자본의 특성상 더 높은 수익률을 따라 외국인 투자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집니다.
 
지난 4일 종가 기준 (1324원)을 넘어선 환율이 금리 격차 등의 영향으로 더 뛸 경우 한은도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환율이 상승할수록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비싸져 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지난 2월과 4월 통화정책방향 통방문을 통해 금통위원 5명은 기준금리를 3.75% 수준까지 열어둬야한다고 밝힌 바도 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3일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에 앞서 CNBC와 인터뷰를 갖고 "현 시점에서 피봇(통화정책 전환)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은 바 있습니다.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데이터에 달려 있고, 우리는 다른 주요국의 통화정책도 봐야 한다"며 "미국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이 몇 차례 더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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