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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폭탄 비상②)인천 검단 가보니…신축 아파트 전셋값 2억원 하회
융자 낀 전세 매물 1억2000만원에 나오기도
"입주물량 몰리며 매물 적체…부동산 경기 침체 악영향"
거래절벽에 입주 못해 전세 놓기도…"매매시장부터 살아나야"
2023-01-09 06:00:00 2023-01-09 06:00:00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우미린더시그니처'와 '금호어울림 센트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는 부동산 경기 불황에 입주장 여파를 정면으로 맞고 있다. 공급물량 앞에 전셋값이 버티지 못하면서 30평대 아파트 전세 보증금은 2억원대로 떨어졌다. 일부 임차인 모집이 시급한 집주인들은 1억원대에 집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6일 찾은 검단신도시는 신도시의 외양을 갖춰가고 있었다. 우뚝 솟은 아파트 단지들 사이로 일부 단지들이 막바지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고, 상가 건물 공사장으로 레미콘 차량이 드나들었다.
 
순차적으로 입주가 이뤄지고 있는 이 곳에서 1억원 초반대 전세 매물이 출현했다. '검단신도시 2차 디에트르더힐' 전용면적 76㎡(저층)는 1억2000만원에 시장에 나와 있다. 고층과 저층 관계없이 전세 보증금이 1억8000만원인 30평대 아파트(전용 76㎡·84㎡) 매물도 여럿이다.
 
검단신도시 A부동산 관계자는 "1억2000만원 전세 매물의 경우 3억원의 융자가 낀 집"이라며 "1억원 후반대의 다른 매물들도 융자가 있어 저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주인이 전세금을 받아 잔금을 치르는 식"이라며 "융자가 없는 물건은 2억4000~6000만원 정도 생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입주를 앞둔 '검단 모아엘가 그랑데' 등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사진=김성은 기자)
검단신도시 주요 단지들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중심 상권 바로 뒤에 위치한 '호반써밋 1차', '우미린더시그니처', '금호어울림 센트럴'은 이른바 '호우금'으로 불린다. 추후 들어설 예정인 지하철역과도 가까워 시세를 리딩하는 단지로 꼽힌다.
 
이 중 호빈써밋 1차 전용 84㎡는 지난해 12월과 11월 말 2억8000만원에 각각 전세 거래됐다. 두 거래를 제외하고 지난해 하반기 성사된 전세는 3억2000~6000만원 범위에서 체결됐다. 4000~8000만원 가량 떨어진 것이다. 같은 단지 동일 평형대 전셋집은 지난 2021년 10월 최고 4억원에 나가기도 했다.
 
검단 B부동산 관계자는 "여러 아파트 입주가 동시에 진행되는 신도시에서 매물 증가로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라면서도 "지난해 1만2000가구가 몰렸는데, 물량 해소가 안 된 상황에서 계속 다른 물량이 나오는 데다 부동산 경기 악화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입주물량으로 인한 전셋값 하락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입주지정기간이 끝나는 일부 단지에서는 매물 소진이 이뤄지는 반면 새로운 입주 단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B부동산 관계자는 "입주지정기간 내 잔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지연 이자가 발생한다"며 "이자를 계속 낼 수 없으니 집주인이 어떻게든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올해 '검단 모아엘가 그랑데' 등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현장에서는 매매시장부터 살아나야 전세시장도 회복할 수 있다며 두 시장의 연쇄 현상을 짚기도 했다. 검단 C부동산 관계자는 "잔금을 치르기 위해 임차인을 구하는 집주인도 있지만 입주하고 싶어도 기존 주택 처분이 안되니 임대차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분양권도 잘 팔리지 않는데 전세만 잘 나갈 순 없다"며 매매거래 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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