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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바닥' 싱글몰트 위스키…내년도 구하기 어렵다
'프리미엄 선호' 2030세대 소비 견인…수요·공급 불균형
원부자재 수급난에 오랜 숙성 기간…품귀 해소 단기간 어려워
2022-11-28 16:54:04 2022-11-28 16:54:04
GS리테일 위-런(WHI-RUN) 행사가 진행 중인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GS25합정프리미엄점에서 한 시민이 위스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올해 초부터 시작된 싱글몰트 위스키 품귀현상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싱글몰트 위스키에 대한 수요는 늘어난 반면 공급이 이 수요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탓인데 주류업계는 싱글몰트 위스키 품귀 현상이 해를 넘겨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코리아, 페르노리카코리아,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등 국내 위스키 수입 업체가 한국에 들여오는 싱글몰트 위스키는 현재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100% 맥아를 사용해 증류소 한 곳에서 생산한 원액을 병에 담은 제품을 말한다. 동일한 증류소에서 생산하는 만큼 일관된 맛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며 까다로운 제조공정으로 인해 생산량도 적어 프리미엄 제품으로 꼽힌다.
 
지난해 연말부터 싱글몰트 위스키는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품귀 현상이 시작됐다. 특히 맥캘란, 글렌피딕, 발베니 등 인기 싱글몰트 제품은 현재까지도 구하기가 매우 어렵고 입고되는 즉시 팔려나간다는 게 주류업계의 설명이다.
 
서울 송파구의 주류 매장 관계자는 “맥캘란은 전 제품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어 아예 구할 수가 없다”면서 “글렌피딕 12년 역시 소량 입고되고 입고 되는 즉시 팔려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싱글몰트 위스키가 국내에서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는 건 수요와 공급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이어진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홈술 문화가 확산되면서 가정시장에서의 위스키 수요가 늘었고 젊은 2030세대가 위스키 시장에 유입되면서 프리미엄 제품인 싱글몰트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졌다.
 
싱글몰트 시장은 10년 전부터 꾸준히 성장해왔으나 젊은 세대의 프리미엄 제품 선호, 나만을 위한 가치소비 성향에 힘입어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는 게 주류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홈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위스키 매출은 전년 대비 22% 신장했고 싱글몰트 위스키 매출은 약 653% 급증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8월 주류 강화 매장인 플래닛에서 7가지 희귀 위스키를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 결과 오픈런 모습을 보였고 발베니 등은 한 시간 만에 완판됐다. 이들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을 분석한 결과 30대 43.4%, 20대 39.5%로 2030세대가 약 80% 이상을 차지했다.
 
싱글몰트 위스키 맥캘란. (사진=뉴시스)
 
반면 싱글몰트 위스키 공급은 급격하게 늘어난 수요를 받쳐주지 못했다. 오히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싱글몰트 위스키 공급량은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인력 수급 문제, 물류대란, 원부자재 수급 불안 등이 위스키 생산에 영향을 줬다는 게 주류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싱글몰트 위스키를 담는 유리병 수급 문제도 영향을 미쳤다. 미중갈등으로 유리병 수급처가 급히 변경된 데에다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령이 수급난을 부채질했다.
 
올해 초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싱글몰트 위스키 품귀 현상은 해를 넘겨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늘어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위스키 생산 업체가 생산량을 늘린다고 해도 10여년이 넘는 숙성기간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공급난을 당장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한국주류수입협회 관계자는 “미리 수요를 예측해서 만들어야하는 위스키 특성상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기 쉽지 않고 코로나19 기간 동안 생산 차질이 아주 심했다”면서 “현재까지 여전히 유리 등 원부자재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서 싱글몰트 위스키 공급 부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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