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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개발 나서는 SK디앤디, 재무부담 해소 '관건'
영업이익률 개선…26년까지 매출 2조 목표
레고랜드발 PF부실 우려에 차입금 부담 존재
2022-11-09 06:00:00 2022-11-09 06:00:00
지난 10월 입주를 시작한 SK D&D의 생각공장 당산. (사진=SK디앤디)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부동산 디벨로퍼 SK디앤디(SK D&D)가 지식산업센터 등 개발사업과 에너지 사업을 양대 축으로 삼아 외형성장에 성공한 가운데 재무부담은 지속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주택 매매 시장이 사상 초유의 거래 절벽을 맞으며 개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진 까닭이다. 특히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지급보증 파행 사태로 유동화 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SK디앤디의 자금 조달에도 하방압력이 가해질 전망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디앤디의 올해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122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저동·판교호텔 공정진행, 성수 지산센터 인도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 2020년(3320억원)에 견줘 3분의 1토막 난 수준이지만, 전년동기(807억원)와 비교하면 51.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9억원으로 33.23%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33.51% 감소한 37억원을 시현했다. 누적 기준 매출액은 3769억원으로 12.1%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과 순익은 각각 688억원, 889억원으로 1년 전보다 89.6%, 12.6% 뛰었다. 생각공장 당산 수익과 서울역오피스 지위이전 등에 따른 이익이 반영될 결과다. 매출에서 원가와 판매관리비 등을 모두 제외한 뒤 순이익을 비율로 계산한 분기 기준 영업이익률 또한 작년 3분기 11.06%에서 올해 3분기 9.7%로 소폭 줄었지만 누적 기준으로는 8.46%에서 18.25%로 개선됐다.
 
(표=뉴스토마토)
올해 들어 업무 공간과 주거 공간을 중심으로 한 ‘공간 개발 사업자(Space Developer)’로의 진화와 플랫폼을 통한 전력중개 시장 진출을 골자로 한 중장기 사업전략을 발표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 점이 실적 개선에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SK디앤디는 풍백 풍력발전단지를 개발하는 등 부동산 개발회사를 넘어 자산 가치를 높이는 ‘공간 사업자’로 도약을 꾀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6년 매출 2조원 이상, 순이익 2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다만 목표를 이루기 위한 관건은 재무부담 해소 여부다. 개발사업 특성상 운전자본과 에너지사업 기계장치 취득에 따른 자본적지출로 자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SK디앤디의 경우 올해까지 만기도래하는 차입금은 없지만 내년에는 생각공장 당산(장기차입금 599억원)과 명동N 오피스(1068억원) 등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만기가 남아있다.
 
올해 3분기 기준 SK디앤디의 총 차입금은 내년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750억원)를 비롯해 1조3019억원이며 채무보증(4749억원)을 비롯한 우발채무는 5321억원에 달한다. SK디앤디는 상환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과 거래 절벽으로 인한 미분양이 발목을 잡을 소지도 배제하기 어렵다.
 
통상 시행사는 개발 사업에 나서기 전에 브리지론을 활용해 토지를 매입하고, 사업권을 담보로 인허가·착공·분양·준공 등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본PF 대출 등을 일으키는 형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다는 점에서 최근의 부동산 시장은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SK디앤디의 부채는 지난해 말보다 24.3% 증가했으며 차입금도 14.8% 늘어났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10%에서 235%로 전년말 대비 25%포인트 증가한 상태다. 더욱이 SK디앤디의 경우 지난 7월 200억원 규모로 발행한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제10회차) 수요예측에서 40억원의 자금만 모집되는 등 대거 미달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 SK디앤디의 신용등급은 BBB로, 회사채 시장의 투심이 냉각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시행사 도급(신규 주택)의 발주가 감소하고 미분양이 크게 늘어나면서, 금융시장 내 신규 착공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면서 “이로 인해 본PF 과정에서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올해 연말까지 계획하고 있던 분양들은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내다봤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조정 우발채무의 만기구조는 더욱 단기화되는 모습”이라며 “금융비용 증가, 수익성 저하로 프로젝트가 착공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단기간 내 유동성 위험이 심화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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