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30일 당이 법원 판결에 대한 후속 조치로 새 비대위를 꾸리기로 한 것에 관해 "의총에서의 결론은 부득이한 선택이었다"며 "의총 결과는 마땅히 존중돼야 한다"고 동의했다. 이어 당권 경쟁자인 안철수 의원을 겨냥해 "당의 리더로 나서려고 하는 의원이 모호한 입장으로 일관하다, 적당히 눈치 보며 뒤늦게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종심도 아닌 하급심 재판부가, 그것도 본안 판결이 아닌 임시 가처분을 한 것에 불과하고 그 내용도 도저히 승복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며 이준석 대표가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일부 인용한 서울남부지법 판결을 비난한 뒤 "일단 가처분의 효력이 발생해 있는 이상 달리 선택할 만한 최선책은 없었다"고 말했다.
조경태, 윤상현, 김태호, 하태경, 최재형 의원 등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권성동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권 원내대표 역시 지도자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불분명한 부분은 보다 더 분명하게 정리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권 원내대표 편에 선 것으로 해석됐다.
아울러 "무엇보다 이 어려운 위기 국면에서 의원이라면 의총에 참석해 발언할 수 있을 때 자신의 소신을 충분히 밝히고, 공론에 부쳐 치열한 토론을 해야 한다"며 "그리고 그 결과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존중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의 리더로 나서려고 하는 의원이 의총에서 자신의 주장을 명확히 밝히지도 않고 이도 저도 아닌 모호한 입장으로 일관하다 적당히 눈치 보며 뒤늦게 의총 결과를 뒤집는 발언으로 혼란을 가중시켜서는 안 된다"며 "그것은 지도자의 처신이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당권 경쟁자인 안철수 의원을 겨냥했다는 해석이다. 안 의원은 앞서 29일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자는 주장은 법원의 판결 취지에 맞지 않으며 법적 다툼의 미로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라며 "가능하지도, 옳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로운 원내대표를 뽑아 직무대행 체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권 원내대표의 사퇴 주장에 힘을 보탰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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