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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체험기)"팔 뻗어 노크도 한다"…로보티즈 '집개미 로봇' 상용화 돌입
8월부터 명동 헨나호텔서 운영중…로봇팔 국내 최초 도입
비대면 서비스로 각광…내년까지 공급처 50여곳으로 확대
2021-12-20 16:07:19 2021-12-21 08:47:14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16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헨나호텔 1층 로비 입구에는 루돌프 옷을 입은 로봇이 들어서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새 단장에 나선 이 로봇의 이름은 로보티즈의 자율주행 실내 배송 로봇 '집개미'다. 
 
지난 8월 객실 100개 규모의 헨나호텔에 처음 들어온 집개미에게 호텔 룸 서비스 직접 받아봤다. 무인호텔로 운영중인 헨나호텔은 8월 오픈과 동시에 실내 서비스 로봇을 들여와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 시기에 호텔 운영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에서 로봇 도입은 호텔 입장에서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홍보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비대면 서비스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보티즈의 AI 자율주행 실내 로봇 '집개미'가 엘리베이터 이동을 위해 버튼을 누르는 모습. 사진/이선율 기자
로보티즈의 실내 배송 로봇 '집개미'가 엘리베이터까지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선율 기자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로봇 본체 윗부분에 배치된 네모난 화면에 비밀번호와 사용할 서랍을 선택한 후, 본인이 위치한 객실번호를 입력하면 두칸으로 나뉜 서랍 중 하나가 열린다. 서랍에 필요한 물품을 넣고 닫기를 누르면 곧이어 로봇이 "로봇 전용 모드로 운행하고 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해당 객실까지 물품을 운반한다.
 
로봇에게 어려운 관문은 높낮이 편차가 있는 수직거리 이동과 장애물 통과다. 엘리베이터 진입로엔 문턱 차가 있어 이동이 쉽지 않은데, 집개미는 이 곳도 무난하게 이동하는 데 성공했다. 다른 로봇과 다르게 집개미는 길쭉한 팔이 달려 엘리베이터 탑승 버튼도 누를 수 있다. ‘로봇팔’은 집개미의 핵심 기술로, 실내 배송 로봇에 탑재된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최초다. 엘리베이터 버튼 조작, 카드 태깅, 객실 노크 등이 가능하다.
 
로보티즈 실내 배송 로봇 집개미로 체크인 후 객실로 가져갈 물품을 서랍장에 넣는 장면. 사진/이선율 기자
 
엘리베이터 층수는 무선 와이파이 장치를 토대로 인식해 눌러지며, 해당 층에 도착하면 바퀴를 굴려 엘리베이터 문턱을 통과해 객실까지 이동을 시작한다. 목적지를 가는 도중 중간에 사람이 있으면 가던 길을 멈추기도 한다. 집개미는 "안전 이동을 위해 한걸음 물러서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사람이 자리를 비킬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목적지로 향한다. 
 
또 다시 집개미의 팔이 뻗는 순간은 객실 문을 노크할 때다. 문 앞에 다다른 집개미가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노크를 시작한다.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다시 문을 두드리며 이용자를 부른다. 이용자가 문을 열면 "요청하신 물품이 도착했습니다"라는 음성이 나오며 서랍을 열도록 안내한다. 서랍을 열고, 맡겨둔 물건을 이용자가 꺼내가면 임무 완수다. 로봇은 다시 원래 1층 로비 자리로 되돌아간다. 
 
헨나호텔 투숙객에게 물품을 배송한 이후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배송 로봇 '집개미' 모습. 사진/이선율 기자
 
로봇팔 기능에 대해 로보티즈 측은 "기존 실내 배송 로봇이 층간 이동을 위해 엘리베이터 무선 연동에 고가의 별도 장치가 필요했던 점과 비교해 높은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소개했다.
 
로보티즈는 올해 자율주행 로봇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최근 로보티즈는 자율주행 로봇과 자율주행 로봇의 주행 모듈의 특허 2건을 등록하며 자사 기술력의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번에 확보한 특허 기술을 적용하게 되면 로봇은 구체적인 주행경로의 입력 없이도 자율적으로 경로를 생성해 이동할 수 있다. 또 실외 공간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주행 방해물을 정확히 인지해 사전에 피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아직까지 상용화된 영역이 실내 배송이지만 향후 실외 배송 로봇까지 확대하기 위한 작업도 같이 병행중이다. 로보티즈는 이번 특허기술을 실외 배송 로봇 '일개미'에 적용해 향후 음식배달을 비롯해 화물 운송, 보안경비 등 다양한 서비스 분야로 상용화 영역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내년까지 공급처를 50여곳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이번 헨나호텔에 들어간 로봇만 해도 팔을 통해서 다양한 서비스들을 추가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개발해온 자율주행로봇기술을 실내서비스, 실외 서비스에 단계적으로 적용 중이며, 내년에는 실내서비스를 더 많은 호텔에 적용하는 사업계획을 갖고 있다. 추후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에서 이 로봇이 활약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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