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잇단 자본 확충 단행한 농협은행, 건전성 숨통 트이나
상반기 총여신 265조…1년 새 10.4%증가
올 들어 5천억 유증…대출 중단에 건전성 우려도
입력 : 2021-10-12 09:30:00 수정 : 2021-10-12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10월 8일 10:2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농협은행이 올해 들어 잇달아 자본 확충을 추진하면서 건전성 개선에 나섰다. 정부의 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 영업 재개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에 놓인 만큼, 대규모 자본 확충을 통해 자본비율을 제고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유상증자 효과가 반영되면 건전성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잠재 부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자금 수혈만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 남는다.
 
 
8일 은행연합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신주배정기준일은 오는 12일로, 보통주 526만3157주(주당 3만8000원)는 모회사인 농협금융지주로 전액 배정된다.
 
농협은행이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은 지난 4월에 이어 6개월여 만이다. 앞서 농협은행은 작년 12월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데 이어 올해 4월 3000억원의 유상증자와 4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등 자본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추진된 유상증자 규모는 약 5000억원 수준으로, 농협 신경분리 직후인 2013년(약 1조원) 이후 가장 많다. 증자 목적은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으로, 하락한 자본비율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8684억원으로, 전년 동기(7223억 원) 대비 20.2% 증가했다. 그러나 실적 개선에도 여신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타은행과 비교해 자본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실제 지난 6월 말 농협은행의 BIS기준 총자본비율은 18.26%로 국내은행(19개 은행)의 평균인 17.07%를 상회했지만, 순수 자기자본을 무형자산을 제외한 은행 자산으로 나눈 단순기본자본비율은 4.31%로 평균(6.65%)을 하회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단순자본비율은 5.96%를 기록했으며 하나은행(5.60%), 신한은행(5.47%), 우리은행(5.31%)도 5%대를 넘어섰다. 통상 단순자기자본비율은 3% 이상으로 규제되고 일반적으로 5% 이상이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내재된 셈이다.
 
특히 농협은행의 단순기본 자본비율은 작년 말 4.24%에서 올해 1분기 4.15%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특수은행으로서 내야 할 농업지원사업비나 배당을 비롯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일반적으로 BIS비율은 배당으로 이익잉여금이 감소하거나, 대출 증가세가 크게 늘어나게 되면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진/NH금융지주
 
농협은행의 총여신은 올해 상반기 265조4885억원으로 작년 동기(240조4675억원) 보다 10.4% 증가했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대출이 118조3163억원에서 133조8455억원으로 13.12% 늘었고, 기업여신은 115조1404억원에서 7.6% 뛴 123조927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이 5~6% 이내의 가계대출 총량제 등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시행하는 등 전방위적인 대출 옥죄기를 추진한 가운데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 8월까지 가계대출 잔액이 작년 말보다 7.3% 증가하면서 당국의 연간 기준치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 때문에 농협은행은 지난 8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주택·기타부동산을 비롯한 부동산담보대출과 NH전세대출 등 가계부동산담보대출을 신규 중단한 상태다.
 
가계대출 규제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가계대출 총량이 목표치를 넘어선 까닭이다. 현재 농협은행에서는 기존 대출 기한 연기만 가능한 실정으로, 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가계부동산담보대출의 신규 여부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재무건전성 하방 압력도 잠재하고 있다. 향후 코로나19 취약 업종에 대한 정부의 금융지원 조치 종료 등에 따른 대손 증가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선임 연구원은 “농협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 개선에도 점증하는 가계대출 리스크와 높은 고위험업종 기업여신 비중으로 부실확대 우려가 상존한다”라고 평가했다.
 
박선지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대출금리 상승 수준과 코로나19 관련 실물경제 회복 속도와 양상에 따라 잠재 부실이 표면화될 수 있어 부실률 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며 “코로나19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와 대손비용 확대 가능성이 존재하는 점은 부담요인”이라고 지목했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 관계자는 “증자 이후 단순자기자본비율이 어느 정도 개선될지는 (산출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로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건전성 측면에서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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