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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 시대엔 코스닥)닷컴 버블과 달라…코스닥 이익 레벨업
3개월간 코스닥이 코스피 앞질러...일평균 거래대금 11조에 연기금까지
강화된 코스닥 기초체력, '돈 잘버는 기업' 증가, 다만 코스피 보단 부진
2021-09-10 06:00:00 2021-09-10 0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코스닥 지수가 코스피 지수에 비해 상대적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닷컴 버블 이후로 20년래 최고치 수준인 1000포인트 수준을 유지하는 데다 코스닥 기업의 실적 레벨업을 바탕으로 한 견조한 수익률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개인의 선호도가 높은 코스닥 시장에 연기금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도 코스닥의 매력 요인으로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은 전날 보다 2.60포인트(0.25%) 내린 1034.62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이달 들어 0.3% 하락하는 등 상승세가 소폭 둔화됐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2.64%) 하락률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낮았다. 
 
코스닥이 1034.62에 거래를 마감했다. 사진/한국거래소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을 비교해도 코스피보단 코스닥이 우위를 나타냈다. 코스닥은 8월 한달 간 0.69%가 올라 코스피가 0.09% 하락하는 동안 상승세를 유지했다. 7월에도 코스닥(0.11%)이 코스피(2.86%) 하락을 앞질렀다. 6월에는 4.9% 급등하면서 코스피(2.89%) 상승률을 웃돌았다.
 
코스닥이 1000포인트를 굳건하게 지키는 가운데 상승 흐름을 지속하는 이유로 높은 거래대금이 한 요인으로 꼽힌다. 개인 비중이 큰 코스닥 특성상 거래대금 규모는 코스닥 시장의 유동성을 가늠하는데 중요한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코스닥 일평균 하루 거래대금 규모는 11조8000억원을 나타냈다. 과거 코스닥 강세장이었던 2015년 중순과 2017년 말 당시 약 5조원, 7조원 수준과 비교하면 코스닥 거래대금의 수준은 한단계 레벨업한 상황이다.
 
이는 코스피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같은 기간 15조원 수준이다. 앞서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던 1월 거래대금이 40조원을 넘어서던 것과 비교하면 코스피 거래대금 규모는 바짝 마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의 향후 전망도 밝게 보고 있다. 우선은 코스닥의 기초체력부터 달라졌다는 평가 덕분이다. 앞서 2분기 코스닥 상장 기업들의 합산 실적은 매출액 63조9000억원, 영업이익 4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1분기 대비 각각 3.5%, 14.9% 증가했다. 전년동기와 비교해도 각각 20.8%, 33.5% 늘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외형 성장에 이익 개선도 동반됐다. 작년 1분기 이후 나타난 영업이익률 개선세가 강화되며 2분기 영업이익률은 7.1%을 기록했다. 코스닥의 분기 영업이익률이 7%대를 기록한 것은 2002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 순이익은 올해 9조6000억원, 내년 11조8000억원이 예상된다"면서 "특히 현재 추정치 기준 올해 순이익은 2020년 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이는 과거 보다 코스닥 시장 내 소위 ‘돈 잘 버는’ 성장 기업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개인과 함께 연기금의 행보도 주목된다. 최근 6개월간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은 7533억원을 팔아치운 반면 개인과 함께 연기금이 3626억원을 동반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도왔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연기금의 국내 증시 순매수 현황을 살펴보면 지속적인 매도로 대응한 코스피와는 달리 코스닥에서는 5월 이후 매수세가 유입됐다"면서 "코스닥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실적에 대한 신뢰도 개선은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코스닥의 추가 상승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과 중소형주가 상대적 강세를 유지하기 위한 펀더멘탈 동력의 한계에 직면했다"면서 "이익모멘텀이 대형주 보다 부진하다는 점은 추가적인 강세 전개가 어려움을 시사한다"고 우려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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