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리모델링 1천호 공급, 가능성 충분…사업성·임대료 관건
청년 ‘지옥고’ 주거난 해소 사업자·입주자 고려 대책 필요
입력 : 2020-12-06 12:00:00 수정 : 2020-12-06 20:32:45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호텔 리모델링 주택이 베일을 벗은 가운데 서울지역 1000호 공급을 달성하려면 사업자와 입주자 모두를 고려한 사업모델 구축이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현안질의에서 “호텔을 리모델링해서 청년들에게 굉장히 힘이 되는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며 “호텔 리모델링을 통해 1000호 정도를 청년 1인 가구에 공급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같은 날 첫 선을 보인 호텔 리모델링 주택 ‘안암생활’은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이다. 보증금 100만원, 월 30만원 안팎의 저렴한 임대료로 최대 6년까지 거주 가능한 입주요건은 ‘지옥고’에 시달리던 청년 1인 가구 주거난을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대학가 인근의 입지도 우수해 청년층이 선호할만한 장점을 다수 지니고 있다.
 
안암생활은 리모델링 과정에 매입비 포함 219억원이 들었다. 적지 않은 예산이지만 대학가 인근이 기숙사 신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최소 2~3년 걸리는 신규 기숙사 건립비용이 부지매입비를 제외해도 400억원 안팎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인허가 4개월만에 122호를 공급한 안암생활은 속도·예산 모두 효과적이다. 
 
정부와 지자체 입장에선 잘못된 호텔 공급정책을 바로잡을 기회이기도 하다. 중국 관광객 유입을 과도하게 예측하면서 정부가 특별법까지 만들어 용적률 완화 등의 혜택을 준 결과 2012년 161곳에 불과하던 서울지역 호텔은 지난해 460곳까지 급증했다. 코로나 상황 이전에도 대다수의 호텔들이 상당수의 방이 비어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려 왔다. 
 
다만, 호텔 리모델링이 김 장관의 구상대로 서울에 1000호 공급되려면 개선할 부분도 존재한다. 안암생활은 주변 시세 대비 45% 수준의 임대료를 적용했다. LH는 주변 시세 대비 50%로 임대료를 규정하고 있다. 서울시의 역세권 청년주택은 85~95%로 연이어 임대료 논란을 빚고 있다. 안암생활 사례를 살펴볼 때 50% 수준은 청년층에게 매력적이지만, 그 이상 임대료를 책정한다면 부담이 될 수 있다.
 
호텔 리모델링은 민간 매입약정 방식으로 사업의 최초 물량 확보부터 입주 후 운영까지 대부분을 사회주택 사업자가 담당한다. 1000호 이상 공급하려면 안암생활 기준 8~9곳이 추가 공급돼야 하는 상황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률이 사업자에게 주어져야 한다. 현재는 입주자에게 받은 임대료의 60%를 다시 LH에서 가져가 40%만이 사업자에게 남는다. 
 
커뮤니티까지 운영하는 사업자로서는 시설 운영·관리를 위한 인건비와 보수유지비를 제외하면 실제 수입은 거의 없는 셈이다. 이를 개선하려면 향후 호텔 리모델링 사업지를 권역별로 묶어 비용을 절감하거나 커뮤니티 활성화, 입주자 만족도 등 사업자의 운영실적을 토대로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최경호 사회주택협회 정책위원장은 "1000호 물량 확보야 어렵지 않겠지만 '지옥고'라 할 정도로 청년 1인 가구 주거난이 심한 상황에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부족할 것이다"며 “역할을 나눠 사업자가 수요 맞춤형 기획과 운영을 맡고 공공이 관리감독과 입주자보호방안, 사업자금과 금융구조를 뒷받침해 협력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 안암생활에서 청년들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아이부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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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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