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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의선 시대' 본격화, 지배구조 개편 재시동
2019-03-25 00:00:00 2019-03-25 00: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김재홍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그룹 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되면서 본격적인 ‘정의선 시대’의 막이 올랐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제동으로 무산됐던 지배구조 개편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 22일 주주총회 직후 임시이사회를 열어 정 수석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현대차는 기존 정몽구 회장, 이원희 사장, 하언태 부사장 등 3인 각자 대표 체제에서 정 수석 부회장이 추가된 4인 각자 대표 체제가 됐다. 현대모비스도 이날 주총 이후 열린 이사회 결의를 거쳐 정 수석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기아자동차 주총에서는 비상근이사에서 사내이사로 직급이 변경됐다. 정 수석 부회장의 그룹 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선임으로 ‘책임경영’ 체제를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22일 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사진/뉴시스
 
현대차그룹은 향후 정 수석 부회장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5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으나 현대차 및 모비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엘리엇의 제동으로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하지만 10개월여 만에 열린 이번 주총에서 현대차그룹이 엘리엇에 완승을 거두면서 이달 내 지배구조 개편을 재추진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와 모비스 주총에서 엘리엇이 제안한 배당안은 큰 표 차이로 부결되는 등 주주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사회 진입이란 엘리엇의 노림수도 수포로 돌아갔다. 현대차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3명은 이름을 올렸으나 엘리엇 추천 후보 3명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달 28일로 예정된 현대오토에버 상장도 지배구조 개편 가속화 전망에 힘을 싣는다. 정 수석 부회장은 19.46%의 지분을 보유해 오토에버의 2대 주주다. 오토에버 상장은 정 부회장이 일부 자금을 손에 쥔다는 측면에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재계 관계자는 “다시 진행할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오너 일가의 지분이 집중된 현대모비스가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모비스에 대한 정 부회장의 지분이 없어 향후 모비스를 통해 계열사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준형·김재홍 기자 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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