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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6.27 (화요일)

죽음과 4차 산업혁명김형석 대표허리가 부실하다. 해마다 한 번씩 허리 통증 때문에 병원 신세를 진다. 몇 년 전 시술을 받기도 했는데 호전될 기미가 없다. 안 아파 본 사람은 그 고통과 불편을 모른다. 허리 통증은 겉으로 표시가 나지 않는다. 본인만 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꾀병 같다. 하루 이틀 병원 가서 주사(혹은 침) 맞고 물리치료 받고, 그냥 출근해서 일한다. 더 악화한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오랫동안 허리 때문에 고생하다 보니 그것도 경험이라고 얼치기 전문가 흉내를 내곤 한다.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세수하다 갑자기 허리가 갈라지는 극심한 통증 때문에 그대로 주저앉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짐짓 목소리에 무게를 싣고 이렇게 말했다. “치료 끝나면 운동해. 특히 걷기 운동.” 무거운 짐을 옮긴 것도, 격렬한 운동을 한 것도 아니고 겨우 세수하다가 허리를 이렇게 다칠 수도 있냐고 억울해하는 지인에게 이런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나는 넘어진 우산 세우다 그랬어. 그때 다친 게 아니야. 그때 통증이 나타난 거지.” 허리 이야기를 하니 영화 <엘리시움>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허리를 세우고 본 장면이 하나 떠오른다. 누워있기만 하면 진단부터 치료까지 알아서 자동으로 해주는 자동진단치료 캡슐이 나오는 장면이다. MRI(자기공명영상장치)처럼 생긴 이 캡슐은 그야말로 만병통치 최첨단 의료시스템이다. 폭발로 얼굴의 반이 날아간 사람이 눕자 스캐닝을 한 뒤 곧바로 근육과 피부, 신경을 재생하는 수술에 들어간다. 혼수상태의 아이가 눕자 유전자 검사를 하고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내놓는다.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진행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프로메테우스>에서도 비슷한 장치가 나온다. 에이리언이 자신의 몸을 숙주로 삼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은 자동진단치료기를 작동시켜 수술을 받는다. 진통제를 맞고 캡슐에 몸을 눕힌 뒤 ‘이물질 제거’ 명령 버튼을 누르자 곧바로 수술에 들어간다. 살을 자르고 새끼 에이리언을 제거하고 봉합하는 전 과정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두 영화 모두 스캐닝부터 진단과 치료·수술까지 걸리는 시간은 몇 분에 불과하다.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허리 진통 따위는 몇 초면 되겠는데?’ 만약 이런 치료기가 현실로 나타난다면? 인간의 수명은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영생과 불멸을 꿈꾸게 될 것이다. 엘리시움에 사는 선택된 거주민들은 다치거나(그럴 일도 거의 없지만), 치명적인 질병에 걸려도 걱정이 없다. 안마기처럼 거실 한쪽에 놓여 있는 캡슐에 들어가 버튼만 누르면 된다. 인간의 수명과 죽음이 기술적 문제가 되는 시대. ‘기술적 문제’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만 개발되면 해결할 수 있다. 죽음의 종말은 올 것인가? 단언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사실은 불로장생(不老長生)을 위한 도전은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구글, 페이팔, 페이스북 등 IT 백만장자들은 노화 방지, 인체재생 등 수명연장 프로젝트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나섰다. 구글은 이미 2013년 ‘죽음 해결’을 목표로 ‘칼리코(Calico)’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칼리코의 구체적인 연구 내용과 성과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또 인간의 불멸을 믿는 빌 마리스를 구글벤처스 CEO로 영입했다. 그는 지난 2015년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오늘 나에게 500살까지 사는 것이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 페이팔의 공동창립자 피터 틸도 공공연하게 “영원히 사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분자생물학자와 컴퓨터 과학자에게 수백만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목표는 분명하다. DNA 구조 연구를 통해 인체 장기를 재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피터 틸은 이렇게 덧붙였다. “죽음에 접근하는 방식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수용하거나 부정하거나 싸우는 것이다. 나는 싸우는 쪽이 좋다.” 인간이 노화와 죽음에 맞서 선전포고를 하게 된 배경에는 과학기술이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로봇과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은 인간에게 더 큰 자신감을 불어넣을 것이다. 유발 하라리는 자신의 저서 <호모 데우스>에서 이렇게 미래를 예견한다. “전례 없는 수준의 번영, 건강, 평화를 얻은 인류의 다음 목표는 불멸, 행복, 신성이 될 것이다. 굶주림, 질병, 폭력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인 다음 할 일은 노화와 죽음 그 차체를 극복하는 것이다.” 부실한 내 허리의 차원을 넘어 죽음의 종말까지. 내가 상상하는 4차 산업혁명의 화두이자 미래다. 김형석 <과학 칼럼니스트·SCOOP 대표> 


불어나는 신용거래융자에 대한 우려증시 훈풍 속에 신용거래융자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금액으로, 통상 상승장이 기대될 때 함께 증가한다. 최근의 신용거래융자 규모 확대는 고점을 계속해서 경신 중인 코스피와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코스닥 등 증시 활황과 향후 고점 상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들이 이어지면서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8조4730억원(22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 6조8083억원 대비 1조6647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 12일 신용융자 잔고는 역대 최고치 8조734억원(2015년7월27일)를 갈아치운 이후 연일 갱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증시 활황과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 속 빚을 내 투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와 비례해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이유는 반대매매에 따른 리스크도 커지기 때문이다.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담보로 제공받는 주식의 주가가 하락해 담보 평가액이 내부 기준에 미달할 경우 담보 주식을 처분해 대출금을 회수하는 반대매매를 행사할 수 있다. 지금은 상승 추세이기는 하지만 주가가 급락할 경우 투자자의 손실 리스크 또한 가중된다. 또 신용거래 이자율은 최고 연 11.8%(대출기간 1~15일 기준), 연체이자도 9~15% 수준에 달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시장에서는 2500포인트, 2600포인트 등 코스피가 상단을 계속 높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여력이 남아있고, 신정부 정책 기대감에 코스닥 역시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들을 내놓고 있지만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북한과 미국 간의 관계가 ‘웜비어 사태’로 더욱 악화됐고,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미국·중국과 복잡하게 얽힌 구조 등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하반기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등 변동성을 확대할 변수들이 남아있어 단순히 지수를 추종해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낼 것이란 지나친 기대는 오히려 손실로 돌아올 수 있다. 과거처럼 증시가 상승하면 무조건 대박이 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빚을 내서 투자를 하는 시대는 지났다. 지나친 증시 낙관론과 이 같은 군중심리에 휩쓸려 과도하게 빚을 내 주식 투자에 나서는 신용거래는 투자자에게 도박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는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투자로 적정한 수익을 내는 방식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그간 우울했던 증시가 모처럼 활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현명한 주식투자로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이면서 좀 더 많은 자산 증식의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권준상 증권금융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