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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보선이 아니라 대선이었다면이강윤 한국여론연구소 소장어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개표방송에 참여해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선거가 시장 보선이 아니라 대통령 선거였다면 어땠을까…. 초반부터 정권심판 바람이 드세다보니 검증이나 합리적 질문도 싸잡아 네거티브로 격하돼 버린 점은 못내 유감스럽다. 네거티브는 말 그대로 공격을 위한 저열한 트집잡기이자 흑색선전이다. 검증·합리적 질문은 네거티브가 아니다. 후보(오세훈, 박형준)의 정직성에 대한 검증이 생태탕으로 희화화돼 버리고, 대다수 언론이 후속 보도에 소극적이었던 '침묵의 카르텔'은 이번 선거가 남긴 숙제다. 선거 결과를 놓고 여러 명명이 가능하다. 계급투표 성격도 있고, 아파트 가격 폭등과 LH사태 때문에 부동산투표라고 할 수도 있다. 정권심판투표나 분노투표라는 이름도 가능하고, (최근 4년간 전국 단위 선거에서 내리 대패했던) 보수층이 똘똘 뭉쳐 정권을 혼내준 보복투표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서울의 구별 투표율 상위 1~4위가 강남3구와 양천구인 게 대표적인데, 재개발·종부세인하 기대가 높은 투표율로 나타난 욕망투표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 모든 명명은 부분적으로 다 타당하며, 모두 합치면 이번 선거의 성격을 완성시키는 퍼즐조각들이다. 다만, 야당이 완승했다고 해서, 곧 야당에 대한 전면적 승인이거나 다음 대선에 대한 예약으로 해석하는 것은 섣부를 뿐더러 민심과도 맞지 않다는 점은 부기하고자 한다. 우선 정당지지율 조사를 보면,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근소하게 앞섰다는 점이다. 즉, 국민의힘이 자력으로 따낸 승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에 들어선 이후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우위로 다시 역전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최근 조사(TBS의뢰 4월 2~3일 조사.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조)만 보더라도 민주당이 국민의 힘을 제치고 재역전시켰다(민주당 33%, 국민의힘 31.6%). 그리고 대통령 국정수행평가도 긍정이 40%로 한 주 전에 비해 오르고 부정은 56.5%로 낮아지면서 2주 전 29%p까지 벌어졌던 차이가 16%p로 빠르게 줄고 있었다. 깜깜이 기간 동안 민심은 요동쳤다는 얘기다. 그러나 후보 간 맞대결에서는 두 자릿 수 차이가 견고하게 유지됐다. 이 지점이 청와대·여당의 숙제 거리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비율 40%는 이번 박영선 후보 득표율과 거의 똑같다. 공교로운 일치가 아니다. 민주당의 완패 이유는, 전통적 지지층을 투표장으로까지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반면 보수층은 총결집해 투표장으로 갔고, 여기에 중도층의 정권실망표도 더해져 여당 완패로 나타난 것이다. 서울 강남구 3투표소 참관인의 본 투표일 현장 전언에 따르면, "오후 3시30분 경 투표함이 꽉 차버려 좌우로 흔들어 여지를 만들어야 투표지를 넣을 수 있었을 정도"라고 한다. 필자는 이 장면을 이번 보선의 가장 상징적 장면으로 꼽고 싶다. 이번 보선은 11개월 전 민주당에 180석을 몰아준 2020년 국회의원 총선 당시 민심 대폭발의 데칼코마니다. 그 만큼 이제 유권자들은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정치적으로 자각된 시민들은 선거를 거듭할수록, 아니 중대 이슈(공정이나 정의를 훼손하는 사건 등)가 터질 때 마다 내 집안 일 처럼 궐기해 '유권자운동 역사'의 페이지를 하나하나 새로 써가고 있다. 이것은 이미 대세이자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선거 결과에 아파할 시간이 별로 없다. 촛불정부의 정체성을 회복해 미진한 개혁작업을 묵묵히 완수해나가는 것이 최선의 선거운동이다. 왜. 그게 촛불정부의 숙명이자 위탁박은 의무니까. 야권도 엄청난 숙제를 받아든 건 매 한가지. 어떤 집을 만들어 누구를 대선주자로 해야 세 결집을 최대로 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인데, 정당재건축 전문가인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당을 표표히 떠난 상황에서 우선 당장 지도부 구성과, 안철수 측과의 통합, 당 밖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관계설정 등 최소 4차방정식 이상의 고난도 문제를 안고 있다. 쉬운 해답을 찾으려는 쪽이 지게 돼 있다. 어려울수록 바라봐야 할 등대는 하나, 시대정신과 유권자들의 생각이다. 그러니 여야는 물론, 5월쯤 윤곽이 드러날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제3지대 결사체 모두 숙제가 만만치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분노와 당위만으로는 아무 것도 바꾸지 못한다. 패한 여당에게 뿐만 아니라, 야당을 지지한 유권자들에게도 똑같이 남기고 싶은 말이다. 이강윤 한국여론연구소 소장(pen3379@gmail.com)


코로나보다 더 큰 '재앙'영아기와 사춘기 사이의 시기로 불리는 어린 시절, 세계 추리 명작의 으뜸을 꼽으라면 당연컨대 '셜록홈즈'다. 탐정의 직관과 추리력은 무릎을 치게 할 정도로 명석했고, 홈즈의 가설은 하나씩 문제를 풀어가며 진실을 찾았다. 셜록홈즈의 트레이드마크인 사냥모자와 칼라바시 파이프를 손에 든 모습은 왕왕 꾀 많은 아이들의 묘사꺼리로 온동네를 휘젓던 기억이 있다. 원작을 넘어 최근 인기리에 반영된 셜록홈즈 속 캐릭터들은 늘 짙은 안개 속에서 등장하고 짙은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축축한 안개가 밤거리를 점령한 영국 런던의 배경 때문일까. 6.25 동란의 백마고지 전투가 끝난 시점으로부터 석 달 후 영국 런던에는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스모그가 드리웠다. 혼돈의 5일 간은 셜록홈즈와 비슷한 모자를 쓴 경찰관들이 저마다 횃불을 들고 통제에 나섰으나 스모그 발생 후 첫 3주 동안 4000여명이 죽어나갔다. 이 후 만성폐질환·호흡장애로 1만2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1952년 런던 스모그 사건’은 대기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였다. 당시 스모그는 이상 기후와 영국의 산업혁명을 주도한 석탄 소비량의 증가가 원흉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환경 운동가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빌 게이츠의 저서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을 보면, 당시의 아비규환을 엿볼 수 있다.  공교롭게도 런던 스모그 사건이 발생하기 9년 전인 LA는 진작부터 전조를 보였다. 심각한 대기오염과 악화된 기후 조건의 결합체인 LA의 황갈색 스모그 사건은 재난의 역사다. 저마다 방독면을 쓴 미국인들은 일본의 화학 공격으로 오인할 정도였다. 그러나 주범은 자동차였다. ‘자동차 대중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포드는 1913년 대량 생산의 기틀을 마련한 장본인이다. 컨베이어 벨트 생산 방식은 귀족들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가 탈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었고 자동차의 대중화 시대를 앞당겼다. 하지만 자동차의 대중화는 대기환경에 악영향을 끼쳤고 배출가스 규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급기야 1955년 미국 의회가 대기오염을 본격적으로 연구하면서 1970년 닉슨대통령이 미국 환경보호국을 설립했다. 앞선 영국 정부도 1956년 대기오염방지법을 제정했다. 이 때 등장한 것이 무연연료다. 진입장벽을 낮추는 등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는 풀되, 환경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 정유 산업은 현재 세계 5위의 정제 설비로 최고 수준의 정제 품질을 자랑한다. 깐깐해진 규제 탓에 오히려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주요 수출품이 됐다.  지난해 해상운송 역사상 가장 강력한 환경규제로 지목되는 국제해사기구의 IMO2020 규제에도 초저유황유를 뽑아낸 정제기술은 자랑할 만하다.  고민은 깊되, 추진은 빨라야한다. 이제는 전기·수소 시대의 포문 앞에 서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 위기로 신음하는 세계경제의 충격파는 인류를 향한 경고음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봇물처럼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보다 더 큰 피해를 ‘기후변화’로 지목한 빌 게이츠의 저서처럼 ‘인류의 재앙’이라는 공감대가 예사롭지 않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독식한 ‘IT 공룡’ 중 독점 논란의 표상이던 세계 3대 갑부가 한 말 치고는 글로벌 대혼란의 극복을 향한 열쇠를 모두가 고민해야할 때다. 이규하 경제부장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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