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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의 가치와 허점급격한 기후변화에 당면하여 지난 8월31일 우리 국회를 통과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은 약 1년에 걸쳐 8명의 국회의원이 릴레이로 제안한 대장정의 백미이다. 신법 부칙은 비슷한 제목의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폐지시켰다. 그러나 신법은 ‘저탄소’가 ‘탄소중립’으로 바뀌었을 뿐 종전 법의 조항들을 대부분 승계하기 때문에 온전히 새로운 법률이 아니다. 그래서 다른 법령에서 저탄소 녹색성장법을 인용한 것들은 앞으로 모두 신법을 인용한 것으로 본다. 신법은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기에 종전법을 폐지시키면서 제정되었을까? 신법은 점점 더워지고 건조해지는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최대 섭씨 1.5도로 제한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한다”는 기본원칙(제3조제8호)을 세웠다. 그러나 이미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8월6일 발표한 제6차 보고서(Climate Change 2021: The Physical Science Basis)는 1.5도로 오르는 시기를 2021년부터 2040년 사이로 전망하였다. 신법은 온실가스 감축목표(2018년 대비 35% 이상)를 시행령이나 행정계획으로 넘기지 아니하고 법률에 명시하였다(제8조). 이러한 목표들은 실현 가능성 여하를 떠나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정책의지의 표명이다. 나아가 신법은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두고(제15조) 정책과 계획 등을 심의·점검하도록 수권함으로써(제16조) 국가목표 달성을 지휘하는 사령탑을 설치하였다는 점에서 든든하다. 신법은 사회경제적 및 세대간의 평등을 보장하는 ‘기후정의(climate justice)’(제2조제12호)를 정의하여 국제감각을 유지하는 한편 종래 혼선을 빚었던 ‘정의로운 전환’(제2조제13호)을 정의하고 이를 기본원칙(제3조제4호)으로 정립하여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과정에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취약계층?부문?지역을 보호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러한 가치들은 환경정책기본법의 안목을 뛰어넘는다. 신법은 타당성 차원에서 매우 돋보인다. 그러나 다른 한편 실효성 차원에서 상당한 허점을 안고 있다. 우선 신법은 대부분의 법집행 체계를 명령과 통제에 의한 정부모형에 기반을 두고 있다. 탄소중립위원회가 정부와 지자체의 모든 기관과 공공기관 그리고 관리업체들까지 관할하느라고 매우 바쁘게 생겼다. 하지만 정부가 곧 국가는 아니다. 국가는 정부와 시장 그리고 공동체들로 구성된다. 그렇다면 정부의 신호에 따라 시장과 공동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움직일 수 있는 협력과 선순환 체계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신법에서는 정부가 모든 계획을 수립?추진?점검한다. 탄소중립 체계에서 정부와 지자체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다. 시장이 주체가 되어 자발적 협약 등을 통하여 능동적으로 녹색경제와 녹색산업 및 녹색기술을 추진할 수 있는 체계와 경로 그리고 재정이 보이지 않는다. 탄소중립에서 순환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데 신법은 순환경제의 활성화(제64조)에서 정부시책에 포함되어야 할 사항들을 열거하는 데 그친다. 순환경제추진 체계와 경로, 재정 그리고 책임이 드러나지 아니한다. 탄소중립 사회로 이행하겠다면서도 여전히 지방정부로 구성된 실천연대(제65조)에 모든 과업을 맡겼다. 탄소중립의 흐름 속에서 녹색생활(제67조)에 당면한 공동체들의 역할 및 책임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 중심 모형에서는 정부가 지원을 중단하면 모든 시스템이 멈춰설 수도 있다. 신법이 안고 있는 가장 큰 허점은 탄소중립이라는 개념 자체이다. ‘탄소중립’이란 대기 중에 배출·방출 또는 누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에서 온실가스 흡수의 양을 상쇄한 순배출량이 영이 되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중립은 저탄소뿐만 아니라 고탄소에서도 가능하다. 많이 배출하고 많이 감축하면 중립이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립 과정이 정의롭지 못할 수 있다. 모니터링·보고·검증(MRV)을 엄격하게 실시하더라도 기술적 한계로 인하여 배출하는 주체와 저감하는 주체가 달라지고 환경비용이 전가되거나 매몰될 수 있다. 한마디로 중립 과정에서 기후정의가 회피될 수 있다. 나아가 육상에서 배출한 온실가스는 시간차를 두고 해양·호소 등 수체에 전이?축적되어 대기상의 탄소중립을 달성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해양온난화로 인한 지구 온도와 해수면 상승을 유발한다. 우리는 지구의 온실가스가 감축되면 지구의 어느 부분에서 어느 정도의 온도가 얼마나 떨어지고 올라가는가도 모르면서, 탄소중립을 달성하면 “지구온도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는 가설에 젖어 방심한다. 작금의 기후변화는 고르게 온도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국지적으로 변화와 빈도가 극심한 이른바 ‘기후변덕’을 보이기 때문에 환경적으로 열악한 지역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이나 집단은 중립에도 불구하고 희생되기 쉽다. 기후정의를 위하여서라면 저탄소형 탄소중립이 실현되어야 한다. 전재경 사회자본연구원장(doctorchun@naver.com)


현대차 혁신, 판매방식부터 바꾸자온라인으로 뭐든지 살 수 있는 세상이다. 자동차만 빼고다. '수천만 원대의 자동차를 온라인으로 사려는 사람이 있을까'하는 의문도 들지만 이미 명품 쇼핑은 온라인이 대세다. 그동안 백화점·아웃렛·면세점이 독점하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현대차도 최근 내놓은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를 온라인으로만 판매하기로 했다. 노조와의 협의도 마쳤다. 캐스퍼가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위탁 생산하는 차량이라 가능했다. 또 온라인 판매가 캐스퍼에 한정된 점이 고려됐다. 소비자들은 크게 반응했다. 캐스퍼는 지난 1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사전계약에서 첫날에만 1만8940대가 접수됐다. 이는 현대차의 내연기관차 사전예약 최대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9년 11월 출시한 6세대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1만7294대)이다. 자동차의 온라인 판매는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모든 차종을 온라인으로 판매하자 BMW·볼보·메르세데스-벤츠 등도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수입차 업계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는 15일 공식 온라인 판매 플랫폼 '메르세데스 온라인 샵'을 론칭하며 온라인 판매에 힘을 실었다. 인증중고차부터 시작하지만 연내 신차 영역으로 온라인 판매를 확장한다. 현대차그룹도 미국과 유럽, 인도 등에서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판매 노조의 반발 등을 우려해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기아가 전기차 EV6 사전예약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하자 판매노조가 "온라인 판매로 확대될 수 있다"고 반발해 결국 온라인과 전국 대리점에서 동시에 접수할 수 있도록 했다. 판매방식이 더 복잡하게 꼬이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번 캐스퍼의 온라인 판매 협의 역시 온라인 판로 개방이 아닌 노조와의 협의 없이는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없다는 취지라며 으름장을 놨다. 2019년 테슬라가 온라인에서 차를 판다고 했을 때 '너무 성급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긴 세월 굳어진 자동차 구매 방식이 쉽게 바뀌겠냐는 회의적인 시선이었다. 하지만 테슬라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하는 기업이 됐다. 소비자 대부분은 매장에서 보지도 않고 산 셈이다. 세상이 변했고 자동차도 변하고 있다.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시장은 위기에 처했고 동시에 전기차, 자율주행 등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판매방식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대리점으로 가서 자동차를 구경하고 좋은 딜러를 찾아 나서고 싶지 않아 한다. 현대차그룹 노조는 귀를 막고 있다. 기회를 놓치면 위기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현대차그룹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벗어나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체질 개선 중이다. 판매방식에서의 혁신도 함께 이뤄지길 기대한다. 황준익 산업1부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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