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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기반 4대 보험이 아닌 기본복지 뉴딜아이디어가 제도가 되면 세상이 바뀐다. 우리들이 지금 당연히 여기는 것은 한때 '뭐 그런 것이 가능하겠어?' 하는 엉뚱한 생각이었던 것들이다. 아이디어도 사유재산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특허라는 제도를 만들었다. 특허 제도의 역사는 무려 15세기 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474년의 베니스 특허 조례가 최초다. 베니스 유리제조업자들의 노하우(기술과 지식)를 보호해주면, 경쟁자의 노하우 도용을 우려하지 않고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특허제도는 이탈리아가 르네상스를 주도하는 데 기여했다. 고려에도 특허제도가 있었으면 장인이 기술이 새나갈까 봐 자식에게도 안 알려줘 고려 청자의 비법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는 없었을 것이다. 영국이 증기기관의 특허 기간을 연장해줘 영국이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바로 제도가 가진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이 아닌 기업이 세금을 내도록 한다는 아이디어도 실행이 되기까지는 수십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법인세라는 이름에 사람 인자가 있는 것도 기업도 사람과 같이 취급하면 자연스럽게 세금을 매길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었다고 할 수 있다.  정부가 전국민 고용보험제를 추진한다고 한다. 고용보험제는 산업혁명의 산물이다. 공장제 노동자가 농민과 다른 점은 임금을 못 받으면 식료품을 살 수 없어 굶어 죽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공장주(기업주)는 제품이 안 팔리면 노동자를 계속 고용하며 임금을 줄 수 없다는 점에서 공장주와 노동자는 해고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실업보험이었다. 기업주와 노동자가 월급에서 일정 부분을 떼어 적립하는 방안으로 1905년 프랑스에서 세계 최초로 입법됐다. 지금의 고용보험은 실업보험에 고용안정사업, 직업능력개발사업을 추가해 실업이 발생하기 전에 사전 대응하는 제도로 발전했고, 우리나라는 1995년에 시작됐다.  공장제 노동자 시대의 발상에서 나온 고용보험이라는 제도는 서비스 산업의 발달은 물론 디지털 경제,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진입하면서 시대에 뒤떨어진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우선 ‘고용’이라는 개념이 산업사회의 산물이다. 고용되지 않고 경제활동을 하고 세금도 내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는데 고용보험의 혜택을 못 받고 있다. 2800만명 가까운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사람이 무려 1300만명으로 절반에 달한다. 자영업자, 프리랜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는 물론 최근에 늘어나고 있는 플랫폼 노동자 등이 고용보험의 보호를 못 받고 있다. '고용'에 들어가지 않는 사업주(창업가, 스타트업, 1인 기업)는 가입 대상이 아닌데 사업주에서 직원도 되는 경우와 반대의 경우가 빈번한 지금의 시대에 맞지않고 창업을 장려하면서 실업에 대한 안전망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창업을 준비하는 수익이 없는 실직 상태인 경우 고용보험 혜택은 물론 창업 지원도 받을 수 없다. 그리고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인 4대 보험(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이 고용을 기본으로 가입이 결정되기 때문에 법적으로 '고용'이 아닌 상태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천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또한 고용의 주체인 기업에게는 4대 보험처리를 위한 행정비용(평균 재직기간 4.5년 마다 변동 포함)은 물론 4대 보험의 기업 부담 때문에 고용을 꺼리고, 일이 늘어나더라도 추가 고용보다는 장시간 노동을 선호하는 문제가 있다. 선진국같이 노동시간을 줄이면 무려 10명 중에 1명을 더 고용할 수 있다. 이제 고용이라는 용어를 떼고 기본적인 경제활동에 대해 사회보장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면 보험설계사가 근로자냐 아니냐하는 논쟁도 필요없다. 4대 보험 가입자를 기업이 관리하는 방식에서 개인 계정으로 바꾸고, '보험'이라는 용어도 떼어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한 복지로, 국가가 관리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기본 복지세로 하면 4대 보험도 하나로 통합돼 간소해질 것이다. 이런 발상의 전환인 뉴딜을 기대해 본다.  이명호 (재)여시재 솔루션디자이너 


정의·국민 거대양당 방향타 되길"정의당이 21대 국회의 '트림탭'이 되겠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의 취임 일성이다. '트림탭'은 배의 방향을 결정하는 방향타 핵심 부품을 말한다. 180석에 가까운 의석을 가진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개혁을 제대로 하는지 감시하고, 압도적인 의석수에 취하지 않도록 정의당이 방향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의석수는 단 6석 뿐이지만 진보정당으로서 여당을 견제하겠다는 의미다. 최근 군소정당에서 존재감을 찾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 180석과 110석에 달하는 거대 양당 속에서 위축되지 않고 자당의 존재 의미를 찾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보다도 먼저 혁신위원회를 구성하며 내부 쇄신에 돌입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백 번 다 이긴다는 것인데 우선 자당 내부의 현 상태를 분석하는 데에서 쇄신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두 당의 혁신은 민주당과 통합당의 변화를 추동할 것이기에 크게 보면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한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보다 근본적인 혁신안을 마련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거대양당보다 조금 나은 정당, 찍을 데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정당으로는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 거대양당을 대체할 대안세력으로 주목받는 매력적인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의 정체성부터 정책까지 총체적인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 정의당의 경우에는 집권 여당과 개혁 경쟁을 할 수 있는 견제 세력으로서의 역할이 요구된다. 정부의 부적격 고위공직자를 낙마시켰던 정의당의 존재감을 다시 찾아야 한다. '조국 사태' 때와는 달리 '윤미향 논란'에 대해선 비교적 선명한 목소리를 내는 등 변화의 분위기도 느껴진다. 국민의당도 기본적으로 여당 견제에 충실해야 하지만 통합당의 변화를 이끌어야 될 책무가 있다. 국민의당이 통합당과의 중도층 확보를 위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정책적인 측면에서 통합당의 노선을 다소 온건화 할 수 있다. 정의당과 국민의당에게 국민이 보낸 지지와 기대의 표심은 총 460만표로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의석수에 갇힌 숫자만으로는 거대양당의 벽을 넘기 힘들겠지만 국민의 표심을 믿고 양당에 대한 견제를 통해 전체적으로 정치권의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21대 국회에서 두 당에게 바라는 역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주용 정치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