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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24 (금요일)

변함없이 반복되는 '슈퍼주총데이'3월은 대한민국 대부분의 상장기업이 주주총회를 여는 주총의 달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주주총회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특정일에 몰려서 개최되는 현상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특히 수백개의 상장기업들이 3월 마지막 금요일에 집중적으로 주주총회를 여는 이른바 슈퍼주총데이를 보고 있노라면 뭔가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예탁결제원의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의 슈퍼주총데이는 역대급이다. 주총공시 상장사 2052개사 중에서 약 45%에 해당하는 924개사가 3월 24일, 금요일에 주주총회를 연다고 한다. 2016년의 경우 3월 25일, 금요일 818개사, 2015년의 경우 3월 27일 금요일에 810개사가 주주총회를 열어 각각 그해의 슈퍼주총데이로 기록됐다. 슈퍼주총데이에 주주총회가 열리는 시간대도 거의 대부분 오전 9~10시로 통일돼 있다. 주주총회는 기업의 주인인 주주들이 기업의 핵심적인 경영의사결정 사항에 대해 의견을 모아 찬반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의결기구다. 따라서 주주총회에서는 주주들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합리적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개진의 기회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물론 1주 1의결권의 원칙상 대주주의 의견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겠지만, 소액주주의 합리적인 의견들을 존중하는 것도 기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는 의미있는 모습이다. 현실에 있어서는 안타깝게도 이와는 정반대의 양상이 나타난다. 슈퍼주총데이가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주주, 특히 소액주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주주총회가 특정일에 집중되면 소액주주의 참여가능성이 크게 제한된다. 한날 한시에 많은 곳에서 주주총회가 개최되기 때문에 여러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소액투자자의 경우 관심있는 주주총회에 모두 참여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매우 어려워진다. 이는 소액투자자의 의견개진 기회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들이 암묵적으로 슈퍼주총데이의 관행을 이어가는 것은 소액투자자에 의해 제기되는 분쟁들을 최대한 억제하려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주총회 개최의 시기와 장소에 관한 사항은 주주와 기업의 고유재량권에 관한 사항으로 보아야하기 때문에 슈퍼주총데이의 출현을 규제를 통해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소액주주의 권리행사도 정당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완할 필요성은 크다. 이를 위해 전자투표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시키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전자투표제는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더라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온라인을 통해 투표하는 제도를 말한다. 전자투표제는 상법 개정을 통해 2010년 5월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기업이 채택여부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활용수준은 상당히 낮은 편이었다. 그리고 전자투표제를 채택한 기업들도 대부분 예탁결제원의 중립투표(섀도우보팅, Shadow voting)을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었기 때문에 전자투표제의 실효성은 낮다고 평가받는다. 주주의 권리행사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기업과 주주간의 의사교환이 활발할 경우 기업의 경영성과나 지속가능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학계의 연구결과들을 감안한다면 자연스러운 시류로 판단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전자투표제는 주주와 기업간의 접점을 확대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특히 IT기술을 활용해 주주총회 운영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은 필연적인 변화의 방향성이므로 전자투표제의 활용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보아야 할 것이다. 전자투표제의 확대와 더불어 섀도우보팅 제도의 폐지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 정족수 미달로 주주총회가 무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참석하지 않은 주주들의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일종의 의결권 대리행사 제도다. 예컨대 동일한 지분을 소유한 주주 100명 중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가 10명일 경우 이 10명 가운데 해당 안건에 대해 7명이 찬성하고 3명이 반대하였다고 하면 출석하지 않은 나머지 90명의 주주에 대해서도 똑같은 비율로 표결에 참여한 것으로 간주한다.  섀도우보팅은 주식이 다수의 소액투자자들에게 분산 소유됨에 따라 주주총회의 의결정족수를 채우는 데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마련된 제도였다. 그런데 손쉽게 의결정족수를 확보할 수 있는 섀도우보팅으로 인해 기업들은 전자투표제도의 활용에 오히려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섀도우보팅은 자본시장법의 개정을 통해 2015년 1월에 폐지될 예정이었으나 기업측의 반발로 폐지가 2017년 연말까지 3년간 더 유예된 상황이다. 변함없이 반복되는 슈퍼주총데이는 주주들의 의결권행사를 물리적으로 제약하면서 전체 주주의 집합된 의견형성을 왜곡시키고 있다. 주주친화적 경영문화의 확립이 강조되는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하여 전자투표제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해 보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  


사드 갈등, 한국경제 디딤돌 삼으려면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걷히자 증시가 상승세로 화답하고 있다. 1분기가 끝을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시장은 어느덧 실적시즌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리면 정치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가 본격화되면서 중국의 경제적 보복조치 수위는 점차 높아지는 중이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불매 운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넘어 매장 폐쇄의 위기에 처해 있다. 중국인 관광객도 눈에 띄게 줄었다. 면세점과 쇼핑센터가 즐비한 중국인의 관광특구, 명동과 제주도 거리가 썰렁해졌다는 소식이 연일 들려온다. 최근 국내 증시가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대통령 탄핵 인용에 따른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 해소,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투자심리를 회복시킨 덕분이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이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에 대해 다소 무뎌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몇몇 업종을 제외하면 성장 모멘텀이나 펀더멘털을 해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중국발 보복과 관련한 이웃 나라의 선례에 대한 이야기가 시장에 퍼지는 것도 투자심리 안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2년 9월 발생한 중국과 일본 간 센카쿠 영토 분쟁, 지난해 1월 차이잉원 총통 당선을 계기로 촉발된 중국과 대만 간 갈등 사례가 대표적이다. 결국 중국의 보복이 상대국가의 증시 흐름까지 바꾸지는 못했다는 증권가의 리포트가 나오면서 기댈 구석을 찾는 투자자들의 이목을 끄는 중이다. 하지만 어쩐지 이런 주장을 무턱대고 믿기가 조심스럽다. 일본, 대만과의 갈등 상황을 돌이켜 보면 중국은 자신들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경제적 보복을 지속했다. 이 말인 즉슨, 결국 일본과 대만이 한 발 양보하는 식으로 중국의 경제적 제재를 극복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또 일본은 1억2600만명 수준의 인구를 바탕으로 탄탄한 내수 시장을 지닌 나라고, 대만은 중국과 긴밀한 관계이긴 하나 중소·강소기업이 탄탄한 나라다.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때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경우보다는 위험 분산에 용이한 구석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사드 배치 문제는 정치 이슈이자 안보 이슈이기도 한 까닭에 풀기가 한층 까다롭다. 게다가 현재로서는 우리나라가 단독으로 문제의 해법을 결정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는 게 부담이다. 우리나라는 사드 부지와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미국은 운영 비용을 부담한다. 운영을 미국이 담당하는 현재 조건 상 한국과 중국 사이 협상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결국 이런 상황에 대해 각국이 충분히 이해하도록 하고 각국의 입장을 조율할 수 있는 외교적 해법이 선행돼야 한다. 5월 대선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이전보다 현명한 컨트롤 타워의 가동이 시급하다. 그나마 위안이라 할 것은 중국의 경고가 빨랐다는 점이다. 사드 배치에 따른 갈등은 우리가 과연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점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그저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 현혹돼 리스크에 대한 면밀한 점검 없이 유행처럼 앞다퉈 중국 관련 투자를 서둘렀던 것은 아닌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시간이 걸려 당장의 해법이 될 순 없을지라도 결국 수출 대상국가 다변화는 해내야 하는 숙제 중 하나다. 수출중심 국가답지 않게 여전히 헛점이 많이 보인다. 김나볏 프라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