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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20 (수요일)

집요하고 치밀한 개혁이 필요하다작용에는 반작용이 있다 했던가. 이는 단순한 물리법칙을 넘어서는 세상의 진리다. 아니나 다를까 개혁에의 저항은 도처에 출몰한다. 몰래 챙겨둔 게 많으니 혹여 개혁을 통해 그 마각이 드러날까 걱정이고, 가진 게 많고 누리는 게 많았으니 일거에 다 잃고 빼앗길까 또 걱정이다. 어디 그 뿐일까. 늘 속일 수 있는 존재라 믿었던 대중들은 이제 자신을 주인으로 자각하여 일어섰다. 그러니 이제는 내뱉는 언사마다 조롱거리가 되고, 꾸미는 음모마다 백일하에 드러나니 갑갑하고 막막할 것이다. 잘잘못을 따져보자는 너무 당연한 요구를 정치보복이라고 떠들어 보지만, 눈 밝은 시민들이 용납하질 않는다. 예전 자신들이 토한 말도 정 반대로 부인하는 상황이니 지적해 주는 이들이 되레 부끄러울 정도다. 그러니 우선 이유와 논리가 있든 없든 발목을 잡고 억지를 부리는 수밖에 없다. 창피함이야 끼리끼리 모여 정신승리를 통해 극복하면 될 일이고, 나라 꼴이 어찌되든 일단 분탕질을 통해 혼란을 야기하면 무조건 집권세력의 책임이 될 일이라 여기는 걸까. 북핵문제가 어찌되든, 헌재와 대법원이 어찌 되든 김장겸과 고대영이 중하고 귀한 것을 보면 억측은 아닌 것 같다. 그저 딴죽걸기에 마음이 바쁘니 소수자와 약자의 보호를 위한 헌신을 좌편향으로 매도하고, 평생 한 길만을 열심히 정진하며 걸어온 이에게 왜 소박하게 한 길만을 걸었느냐며 윽박지른다. 무조건 낙마만을 외치던 그들의 포옹과 환호성은 진정 민주주의의 성취와 국가의 장래를 위한 것이었을까. 이미 권력의 민낯과 속성을 파악한 시민들은 이제 더는 속지 않는다. 헌법재판소의 정상화와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를 통한 진정한 사법개혁의 완성은 결코 좌초되지 않는다. 검찰개혁은 경찰개혁을 기반으로 탄탄하게 이루어질 것이며, 언론개혁은 국정을 망가뜨린 정치세력과 한 몸 운운하며 움직이던 한 줌 적폐세력의 만행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을 동력으로 기필코 성공할 것이다. 개혁의 핵심은 국민이 진정한 주인이라는 점을 일깨우는 일이다. 정의와 진실을 위한 사법개혁의 핵심도 주권자인 국민을 위해 어떻게 헌신하고 노력하는 법원을 세울 것인가에 있다. 참여정부는 ‘국정운영백서(2008)’를 통해 ‘비법관 출신으로 대법원 구성 다양화’를 이루지 못한 것을 대표적인 아쉬움으로 밝혔다. 그렇다면 비대법관 출신의 진정한 ‘정통법관’이 법관 관료화의 대표적 상징인 ‘양승태 코트’와 블랙리스트 의혹을 떨칠 수 없는 법원행정처를 제대로 바꿔 놓아야 한다. 과장된 스펙이 아니라 참된 헌신으로 쌓인 경륜이 모여 정의를 논하고 진실을 살펴야 한다. 역사 속의 개혁은 순탄하게 불의와 거짓을 걷어내지 못했다. 신법(新法)을 내세워 북송(北宋)을 바꾸어내려던 왕안석은 기득권 세력을 잠시 몰아냈지만, 정책 부작용을 해결하지 못해 민심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실패했다. 새로운 왕조에서 신권(臣權)중심의 왕도정치를 구현하려던 정도전도 절대권력을 추구하는 이방원의 무력 앞에 무참히 스러졌다. 제도개혁과 인적청산을 꿈꾼 조광조의 개혁은 훈구파의 집요한 저항과 여론조작으로 좌초했다. 고려의 개혁군주 광종은 노비안검법으로 호족들의 군사·경제 기반을 허물고 과거제 실시로 특권적 정계 진출을 막아내며, 재임 중반 이후 호족 세력에 대한 대대적 청산을 통해 나라의 기틀을 다져 선진국으로 이끌었다. 조선 세종은 부왕 태종의 학살을 바탕으로 눈부신 개혁에 성공한다. 구시대의 전제(田制)를 혁파하여 공정한 경제질서를 세우고, 다양한 과거제도를 통해 숨어있는 인재를 발굴하였으며, 한글을 만들어 백성들의 정보접근권을 향상시켰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역사는 개혁의 실패와 성공이 어디에서 비롯되며 무엇으로 다져지는지 일러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제도와 사람, 그리고 전략이다. 참여정부의 시행착오를 거듭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문재인 정부의 개혁은 집요하고도 치밀하게 추진되고 완성되어야만 한다. 개혁을 열망하는 주권자의 뜻을 배신할 수도 없다. 어느 시대에나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저항하는 기득권을 누른 것은 개혁주체의 확고한 의지와 현명한 대응이었다. 봄은 겨울을 몰아내고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는 법. 자연의 섭리와 하늘의 뜻은 결국 더러운 반작용을 소멸시키고 말 터이다.  최강욱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상처만 남은 금호타이어 매각 금호타이어(073240)의 인수전이 1년간의 줄다리기 끝에 원점으로 돌아왔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부실 해외매각이라는 비난에도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추진했으나 결국 이는 무산됐고 그 사이 금호타이어는 적자로 돌아섰다. 산업 2부 심수진기자.결과가 이렇게 되자 매각 무산의 책임소재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각을 주도한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정권분위기에 맞춰 '공적자금 회수'를 목표로 금호타이어의 산업 경쟁력에 대한 충분한 판단없이 매각작업 속도 내기에 급급했다. 중국기업인 더블스타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도 산업부의 승인 없이 진행됐다. 세계순위 13위의 타이어업체가 34위 업체에 넘어간다는 소식에 초반부터 부실 해외매각이라는 꼬리표도 따라붙었다.  산은이 박 회장과 수개월간 공방전을 벌였던 상표권 계약조건도 금호산업과 상의가 됐다면 2700억원을 보전해줘야 할 필요도 없었을 부분이다. 더블스타에 약속한 '영업이익 유지'도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의 실적악화를 이유로 매각 가격 인하를 요구할 수 있게 된 조건이다. 결국 매각조건에 치밀하지 못한채 공적자금 회수에만 매달린 산은이 매각 무산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금호그룹 재건 욕심도 비난을 피할 수 업다. 더블스타와의 매각에 걸림돌이 됐던 상표권 계약조건 공방 당시에도 그는 버티기 작전으로 회사의 경영은 뒤로한채 인수에만 눈독을 들여 실적을 더 악화시켰다는 눈총을 받아왔다. 올해 금호타이어는 상반기 5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기업등급도 BBB+에서 BBB로 하향조정됐다. 지난 7월 직원들의 월급 지급을 위해 마이너스 통장격인 당좌대월을 썼을 만큼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2014년 말 첫 번째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지 5년 만에 또 생존의 기로에 놓인 셈이다. 회장의 재건 욕심과 산은의 성급한 매각진행으로 직원 5000여명과 협력업체 2만명, 대리점주들은 두번째 워크아웃 돌입이라는 우려를 떠안게 됐다. 박 회장은 지난주 채권단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63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 박 회장이 2000억원의 유상증자와 중국공장 매각 등의 자구안을 내놨으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채권단은 주주협의회를 통해 수용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박 회장의 자구안을 수용할지 법정관리로 넘길지 판단은 채권단의 몫이다. 정치권의 눈치보기나 회장의 무리한 욕심이 아니라 내수점유율 30%를 차지하는 금호타이어의 앞날을 둘러싼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