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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과 하토야마이강윤 칼럼니스트80년 5월 광주항쟁 당시 시민군 대변인이자 항쟁지도부로서 최후의 순간까지 전남도청을 지키다 계엄군 총격에 타계한 윤상원. 그의 유지를 계승코자 설립된 ‘윤상원기념사업회’가 최근 주관한 <문화로 민주도시를 여행하다> 광주순례에 다녀왔다. 80년 5월 광주 이후, 이 땅의 모든 사람들에게 광주는 아직도 ‘미변제 부채’로 남아있다. 해마다 광주를 찾아 조문하고 “잊지 않겠다”며 다짐하는 사람이건, 아직 광주를 찾지 않은 사람이건, 또는 광주를 아예 외면하고픈 사람이건 간에 ‘광주’는 ‘광주’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열흘 전인 10월3일,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전 총리가 경남 합천의 한 복지회관을 찾았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 피해 한국인들이 살고있는 곳이다. 일본 정객으로는 처음 이곳을 찾은 그는 한국인 피해자와 그 후손들 한 명 한 명 앞에 무릎꿇고 사죄했다. 하토야마는 “일본 정부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한 데 대해 사죄드린다”며 “(자신이) 현직에 있지 않아 제약이 많지만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전날(2일) 부산대 명예박사 학위수여식에서 “사죄란 피해자가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할 때 까지 계속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미래지향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총리 재임(2009.9~2010.6)중은 물론이고 퇴임 후인 지난 2015년에도 서울 구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사죄했다. 일본의 전 총리가 73년 전 일로 찾아와 사죄하는 데, 광주의 실상은 어떠한가. 3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발포 최종명령자는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광주학살 주범인 전두환은 회고록인지 망발록인지에서 “헬기사격은 없었다”며 고(故) 조비오 신부를 극렬히 비난했고, 사자명예훼손혐의로 기소된 재판 조차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돌아서면 방금 무슨 얘기를 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중증 치매를 앓고 있다면서 무슨 회고록을 쓸 수 있었다는 말인가. 그런 회고록에 무슨 사실이나 진실이 담겨있겠는가. <김대중내란음모사건>은 재심 끝에 일부가 바로잡혔고, 전두환 일당은 내란죄로 잠시 복역했지만, 광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종 발포명령자 조차 밝혀지지 않았는데 어떻게 끝날 수 있는가, 어떻게 광주를 역사적으로 ‘정리’할 수 있겠는가. 국사교과서에 광주를 뭐라고 적어 후세들을 가르칠 것인가. 광주가 치유와 평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광주의 마지막 장이 명확히 밝혀져야 광주의 명예가 진정으로 회복된다. 광주사람들이 “이제 그만 사죄하라”고 할 때, 광주는 역사 속에 비로소 제대로 자리매김된다. 혹자는 이렇게도 말 한다. “광주 청소년들도 다른 도시 또래들과 별반 다를 것 없이 머리염색이나 화장도 하고, 피어싱을 한 친구도 있고, 술집도 많고…전국의 유행에는 하나도 뒤지지 않더라. 여느 도시와 크게 다르지 않더라. 그 큰 비극을 겪었다는 광주가 왜 다른 도시와 똑같은가”라고. 놀라거나 이상하게 여길 일이 아닌데도 일부는 그렇게들 생각하고 말한다. ‘광주는 뭔가 달라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게 사람들 머리 속에 똬리틀고 있다는 얘기다. 군부독재정권과 뒤이은 보수정권들이 광주에 대해 세뇌시켜놓은 왜곡된 이미지 때문이다. 강요된 고정관념에서 아직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에 광주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광주에 대한 이런 ‘특별한 생각’ 자체가 광주를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음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물론 ‘광주’는 특별하다. 그러나 그 특별함 때문에 광주가 차별받거나 ‘영원히 어둠 속에 잠겨있어야 하는 도시’로 인식되는 것은 광주에 대한 또 한 번의 저격이다. 5.18 당시 광주가 보여준 자율적 질서와 평화를 통해 광주가 ‘밤바다 항로를 밝혀주는 등대’로 인식될 때, 비로소 광주정신이 제대로 계승된다.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스스로 치유와 평화, 미래로 나아가려는 광주사람들의 손을 기꺼이 맞잡아야 한다. 피해자가 “이제 그만 됐다”고 할 때 까지 가해자는 계속 사죄해야 한다. 내란 수괴들은 이제라도 사죄하라. “그만 됐다”고 할 때 까지 계속 사죄하라. 용서받고 생을 마감해야 하지 않겠는가. 일본 하토야마 전 총리를 보라. 이강윤 칼럼니스트(pen3379@gmail.com)


구글은 왜 한국에 AI스피커를 출시했을까왕해나 산업1부 기자“데이터는 21세기의 석유다.” 영국의 권위 있는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에서 내린 진단이다. 2007년만 해도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들은 엑손모빌, 쉘 등과 같은 석유기업들이었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데이터 기반 기업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고객에게 오히려 돈을 주고(또는 혜택을 제공하고) 데이터를 수집한다. 그 데이터를 분석·가공해 2차적인 가치를 제공, 고객을 벗어날 수 없도록 만든다.  4차 산업혁명 생태계를 누구보다 잘 아는 기업이 구글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기반 기기에 인공지능(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를 심어 고객들의 음성·발화 정보뿐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고객들의 취미·특징들을 수집한다. 구글이 한국 시장에 AI 스피커를 내놓은 것도, 구글 어시스턴트 한국어 버전을 확대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스마트스피커를 많이 팔겠다는 것보다 한국 사람들의 데이터를 얻겠다는 전략이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고객으로부터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하드웨어의 강점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매년 수억대의 휴대폰을 판매하고 LG전자도 수천만대의 디지털 TV를 팔고 있다. 하지만 휴대폰에도 가전에도 “오케이 구글(Okay, Google)이 탑재돼있고 광고에도 구글홈을 통한 기기 제어 장면이 등장할만큼 플랫폼 경쟁력은 약한 수준이다. 구글에게 국내에서 모은 데이터의 주권을 넘겨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국내 기업들은 하드웨어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더라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제한적이다. 정보주체를 비식별화하고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빅데이터 규제완화 법안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일본과 달리 국내 기업은 개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바이오정보의 원본을 수집할 수 없다. 이런 규제들은 국내에 들어와 있는 해외기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국내 기업들이 제한된 데이터를 활용하며 고군분투하는 동안 구글은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서비스 고도화를 이뤄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한국의 데이터 사용 및 활용능력 수준은 평가국 63개 중 56위로 최하위권이다. 물론 개인정보 보호는 중요하다. 개인정보를 최대한 보호하면서도 빅데이터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합의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IT공룡에게 데이터를 넘겨주고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지는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왕해나 산업1부 기자 haena07@etomato.com